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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국제

“굿바이, 푸시킨”…우크라서 ‘러시아 흔적 지우기’ 열풍

입력 2022-05-24 16:35업데이트 2022-05-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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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만 3개월에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지하철역, 도로명 등에서 러시아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역에선 러시아 문호 등 러시아 문화에서 딴 공공시설 이름이 개명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지하철역, 도로명, 상징물 등에서 러시아 이름을 없애고 있으며, 러시아 유명 인물의 동상도 파괴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지난 21일 텔레그램을 통해 훼손 위험에 따라 러시아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 기념비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수도 키이우 메트로는 ‘레프 톨스토이 광장역’을 비롯해 시내 5개 지하철역 이름을 바꿀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제2 도시 북동부 하르키우도 도로명 3개와 구역 한 개에 대해 개명 투표를 실시했다.

유명 제빵업체 키이우흘립도 인기 제품 ‘벨로루시안’을 우크라이나 관련 이름인 ‘오타만스키’로 개명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러시아 문호를 비난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지난 2014년 돈바스 분쟁 이후 드니프로에서 러시아 관련 동상을 훼손해 왔다는 한 시민은 WP에 “최근 동상 파괴가 적었던 유일한 이유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하느라 너무 바빴기 때문”이라며 “전쟁에서 이긴 뒤 모든 옛 소련 및 러시아 제국 기념물을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 침공 이후 자신들의 역사적 유산 주장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국가 자체를 부정하며 침공을 정당화해왔다.

안톤 드로보위치 우크라이나 국립기억연구소장은 “우리가 역사를 매우 민감하게 이해하기 시작한 건 우리 시대 전반의 흥미로운 특징”이라며, 러시아와 소련 지배 아래 역사를 파내는 건 비교적 새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는 러시아와 소련 지배를 상기하는 지명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키이우 인근 부차의 한 거리는 푸시킨 이름을 땄으며, 드니프로 주요 대로에는 러시아에서 활동한 우크라이나 태생 작가 니콜라이 고골 동상이 세워져 있다. 대로 이름도 ‘카를 마르크스’에서 몇 년 전 우크라이나 역사학자 이름으로 개명됐다.

야로슬라브 흐리차크 르비우 이반프란코 국립대 역사연구소장은 “우린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을 구별하는 어떤 종류의 기억을 갖는 것도 거부당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소련 정치는 완전한 기억상실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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