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잘못된 경보로 대피령이 내려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의회 경찰이 인근 야구장에서 진행된 ‘낙하산 시범’ 행사를 오인한 것이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의회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위협 가능성이 있는 항공기가 발견돼 추적 중”이라며 의사당 내 직원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경찰은 20여 분 만인 오후 6시 50분 “위협이 없다”며 상황을 종료했다. 의회가 11일부터 2주간 부활절 휴회에 들어가 의사당 내에 머무는 상·하원 의원과 직원이 평소보다 적어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소동은 의회 경찰이 인근 야구경기장에서 진행된 낙하산 시범 행사를 위해 동원된 군용기를 수상한 항공기로 오인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군 감사의 밤’을 맞아 의사당에서 약 1.6km 떨어진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는 경기 전 미 육군 낙하산 시범단 ‘골든 나이츠’의 공중 낙하 시범이 진행됐다. 대피령 발령 당시 이 군용기는 비행이 금지된 의회 상공 주변을 맴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비행 일정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군용기 조종사가 FAA에 이륙 보고를 하지 않았거나, 비행 허가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인근 경기장에서 미리 준비된 상공 비행 계획을 의회 경찰에게 알리지 않은 이 명백한 실수는 터무니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FAA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동은 1월 6일(미 의사당 습격 날)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직원들에게 특히 상처를 줬다. 책임 소재를 면밀히 따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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