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길에 두고 온 강아지…2900㎞ 여행 끝에 주인과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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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14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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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omainnintoma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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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 도중 주인과 헤어진 우크라이나 반려견이 약 2900㎞를 여행한 끝에 주인과 상봉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란민 비올레타(86)는 지난 10일 아일랜드 클레어 카운티에서 반려견 타샤(13)와 재회했다.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오데사에 살고 있던 비올레타는 러시아군 침공 당시 가족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탈출했다. 이후 자선 단체의 도움을 받아 몰도바, 루마니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지난달 초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당시 비올레타는 반려견과 함께 피란길에 올랐으나 고령에 몸이 쇠약했고 더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행 가방 하나와 반려견을 데리고 피란길에 올랐던 비올레타는 결국 루마니아의 한 가정에 반려견을 맡겼다.

하지만 아일랜드에 도착하자마자 비올레타는 다시는 반려견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울감에 빠졌다.

비올레타가 우울해하는 걸 지켜본 자선단체는 이들의 재회를 돕기로 했다. 비올레타의 손녀는 자선단체와 함께 두고 온 반려견을 돌보고 있는 루마니아 가족을 찾아냈고 여행사를 통해 데려올 준비를 마쳤다.

자선단체의 대표는 “(반려견이) 보호자가 없는 상태로만 4~5개 국경을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반려견의 여권이 최신인지, 광견병 예방 주사를 맞았는지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은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벨기에, 영국을 거쳐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그가 이동한 거리는 약 2900㎞다.

트위터 ‘debbiedeegan1’ 갈무리
트위터 ‘debbiedeegan1’ 갈무리
먼 길을 돌아온 반려견을 만난 비올레타는 “미안해 너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쉴 새 없이 핥는 반려견을 담요로 감싸 방으로 데려갔고, 오랜 여행에 지친 반려견은 비올레타의 팔에 누워 여행 피로를 풀었다고 한다.

자선단체의 대표는 “그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의 친구였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쌍이다”라고 전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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