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지하실로 가!”…생방 중 아들에 전화한 美기상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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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4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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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토네이도 소식을 전하던 미국의 한 기상캐스터가 생방송 중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지하실로 대피하라”고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2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에 따르면 NBC 워싱턴의 수석 기상 캐스터인 더그 캠머러(Doug Kammerer)는 지난달 31일 생방송 일기예보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는 신호가 울리는 동안 화면에 토네이도 영향권인 메릴랜드주의 체비 체이스 지역 지도를 띄웠다. 이어 “저는 지금 토네이도 발생 상황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 이 토네이도는 우리 집 바로 위를 지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아들이 전화를 받자 캠머러는 “얘야, 거기 있니? 지금 당장 지하실로 내려가야 해.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졌어”라며 “동생과 함께 지하실로 대피하렴. 침실에 들어가서 10~15분 정도 기다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캠머러의 모습은 그대로 전파를 탔다. 그의 아들이 수화기 너머 “지금 당장 숨으라는 얘기예요?”라고 되묻는 목소리도 휴대전화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한 뒤 시청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NBC 기상 캐스터 더그 캠머러가 생방송 중 아들에게 전화해 토네이도에 대해 경고한 뒤 시청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 NBC 트위터 갈무리
통화를 마친 캠머러는 “아이들에게 토네이도 경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아이들이 온라인 게임을 하느라 뉴스는 보지 않을 것 같았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캠머러는 이후 NBC 투데이쇼에서 “너무 무서운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방송 당시) 레이더를 확대해 보니 우리 집이 토네이도 진행 방향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집에는 아이들만 있었고, 아이들이 게임 때문에 토네이도 경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방송 중 전화를 걸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며 “다행히 그 토네이도로 다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모두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NBC는 공식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고,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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