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간인 포로 굶기고 구타, 화장실도 안보내”…생환 우크라 병사 증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포한 포로를 굶기고 구타하는 등 학대했다는 주장이 최근 포로 교환으로 생환한 우크라이나 병사에 의해 제기됐다고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우크라이나 병사는 앞서 러시아군의 항복 요구에 “꺼져라”며 맞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 당국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최근 포로 교환으로 러시아에서 살아 돌아온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원 로먼 흐리보우(32)는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포로를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흐리보우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인 포로를 굶기고 구타했으며, 화장실조차 못 가게 했다 전했다. 또 포로 생활 당시, 손을 머리에 올리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만 있어야 했고 잘 곳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흐리보우는 함께 갇혀 있던 포로 중에는 민간인도 있었으며, 해당 시설에만 72명의 우크라이나 포로가 남아 있다고 했다.

흐리보우 어머니 테티아나 루돌피우나 흐리보우도 이날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동안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채로 흐리보우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테티아나는 “흐리보우는 영웅 대접을 원하지 않는다”며 “함께 갇혀있던 다른 포로들을 데리고 나오고 싶어 할 뿐이다”라고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남단의 한 섬에서 국경 수비대원으로 근무하던 흐리보우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의 투항 요구에 “러시아 군함 꺼져라”며 항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흐리보우의 교전 내용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반전 시위 문구로 활용되거나 우표로 제작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비군사적인 방법을 통해 러시아 침략의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흐리보우가 포로 교환으로 생환한 29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흐리보우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