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생화학 무기 사용 고려 중…잔혹 전술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2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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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는 명확한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소형 핵폭탄을 사용해 최대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방에선 교착 상태에 빠진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극단적인 무리수를 둘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에 생화학 무기를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또한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를 모두 사용할 것이라는 명확한 징후가 포착됐다”고 했다. 러시아의 주장은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는 거짓 주장을 펴면서 공격 빌미를 만드는 전형적인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것.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벽에 부딪힐수록 “더 잔혹한 전술을 사용할 수 있다”며 “그들의 전체 작전에 대한 기밀 해제를 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에 러시아가 하려는 일에 대해 확신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보기관이 러시아의 생화학무기 사용 계획을 증명한 정보를 갖고 있고 이를 공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에 보유했던 생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했다고 주장하지만 푸틴 정권이 수차례 사용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의 최고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전직 정보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각각 2020년과 2018년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돼 큰 위기를 겪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것보다 위력이 약한 소형 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이 핵 공격으로 맞서면 수시간 내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러시아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두 차례 발사한 킨잘의 효력이 확인됐다며 “이를 사용한 공습이 계속될 것”이라고 21일 말했다.

이에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군 무기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확보한 소련제 장거리 방공미사일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전했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전범(戰犯)’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외교관계 단절을 경고하며 21일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 대사를 초치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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