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한 데 이어 두 번째 규모의 원전 시설에 접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전날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규탄하는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에 있는 원전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두 번째로 큰 핵 시설이 있는 곳에서 약 20마일(약 32㎞) 떨어진 곳에 주둔하며, 계속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Energoatom)에 따르면 발전 용량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원전 시설은 미콜라이우에 위치한 유즈노우크라인스크 원전이다.
앞서 전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을 교전 끝에 장악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내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원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당시 러시아군 포격으로 원자로 1호기 격실 일부가 훼손됐고, 원전 단지 바깥 교육 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계속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진화작업은 한때 어려움을 겪다 소방당국에 의해 진압됐다. 방사능 수치도 정상 범위로 발표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주변 방사능 수치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 도시들에 대한 포위도 강화하고 있다.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이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주요 민간 시설에 폭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서방 정보당국은 밝혔다. 마리우폴의 바딤 보이첸코 시장은 “지난 5일간 전기와 식수 난방 공급이 끊겼다”며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는 인도주의 통로가 설치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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