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시민들, 러軍에 결사 항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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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간 평화회담 열려
美-유럽 ‘러 국제금융망 퇴출’ 결정
러,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

탱크에 맞선 우크라이나 시민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고프주 바흐마치에서 한 남성(원 안)이 맨몸으로 러시아 탱크의 
전진을 막고 있다. 탱크에 매달려 막던 남성은 땅으로 떨어지자 탱크 앞에서 양팔을 벌린 채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탱크를 향해 자전거를 던지며 “제발 탱크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고 미국 CNN이 26일(현지 시간) 전했다. 러시아군은 27일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결사적으로 저항해 진격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트위터 캡처
탱크에 맞선 우크라이나 시민 우크라이나 북동부 체르니고프주 바흐마치에서 한 남성(원 안)이 맨몸으로 러시아 탱크의 전진을 막고 있다. 탱크에 매달려 막던 남성은 땅으로 떨어지자 탱크 앞에서 양팔을 벌린 채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탱크를 향해 자전거를 던지며 “제발 탱크를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고 미국 CNN이 26일(현지 시간) 전했다. 러시아군은 27일 대규모 공격을 재개했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결사적으로 저항해 진격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키예프에서 시가전 끝에 모든 러시아군을 키예프시에서 몰아냈다”고 했고 하리코프에서도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파병하지 않고 전력면에서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소총을 들고 화염병을 제조하며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 저지에 나섰다. 예비군에 합류하기 위해 남녀노소 수천 명이 주요 징집소에 줄을 섰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시민이 다수 포함된 우크라이나군과 시민들이 예상보다 강하게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주춤해졌다고 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AFP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을 인용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벨라루스 국경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은 “우크라이나 국경 인접도시인 남동부 고멜에서 만난다”고 했다. 러시아 협상단 대표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외교)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침략 국가인 벨라루스에서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거부했다가 태도를 바꾼 것.

미국과 유럽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26일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을 결정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 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수전 임무 모드에 돌입하라고 명령했다. 또 돌연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러시아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핵 냉전에 돌입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러시아#우크라 침공#우크라 시민들#결사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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