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학생 이름 잘못 부른 美교수, ‘9장 과잉 해명’ 메일에 ‘인종차별’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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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3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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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학생의 이름을 잘못부른 뒤 해고된 크리스토퍼 트로건 교수. (뉴욕포스트 갈무리) © 뉴스1
흑인 학생의 이름을 잘못부른 뒤 해고된 크리스토퍼 트로건 교수. (뉴욕포스트 갈무리) © 뉴스1
미국의 한 대학 수업에서 백인 교수가 흑인 학생 2명의 이름을 착각해 잘못 불렀다가 일자리를 잃었다.

지난 11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포드햄대학교 크리스토퍼 트로건(46) 영어과 교수는 지난 9월 말 지각한 흑인 학생 2명의 이름을 잘못 불렀다.

당시 학생들의 과제를 읽고 있던 트로건 교수는 두 학생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혼동한 것이다. 이후 트로건 교수는 수업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9페이지에 달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흑인 학생의 이름을 혼동한 것은 무고한 실수였다. 단순하고 인간적인 실수였다. 인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인생 전체를 정의와 평등, 포용을 위해 바쳐왔다. 소수자를 위해 다양한 일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수는 “이 일로 화가 난 학생들은 학교에 항의해도 된다”며 “여러분의 반응에 따라 다음 수업 시간에 내가 수업에 들어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같은 과잉 반응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실제로 트로건 교수가 인종차별을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됐고, 결국 그는 지난 10월 말 해고됐다.

당사자인 흑인 학생은 “트로건 교수는 4개의 수업 내내 반복적으로 내 이름을 잘못 불렀다”면서 “정말 무례하다고 느꼈다. 내가 정정해도 그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학생은 “그가 이름을 혼동한 것에 대해 사실 크게 화가 나지 않았지만, 이메일 내용은 지나쳤다”고 말했다. 트로건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고 밝힌 다른 학생 역시 “그가 해고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작은 문제에 대한 그의 반응이 모든 것을 망쳤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교수 평가 사이트인 레이트마이프로페서에 따르면 트로건 교수는 이 학교의 인기 교수다. 한 학생은 트리건 교수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무엇을 성취했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꽤 똑똑하고 겸손하고 잘난 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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