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濠, ‘잠수함 계약 파기’ 엇갈린 해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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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佛-濠계약, 진행 몰랐다” vs 모리슨 “美에 다 말했는데”
바이든, 마크롱에 “어설펐다” 사과… 모리슨은 “濠위해 옳은 결정한 것”

미국 영국 호주의 3자 안보동맹체 오커스(AUKUS)가 출범하면서 어그러진 호주-프랑스의 900억 달러(약 105조6600억 원) 규모 핵추진 잠수함 수출계약을 놓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당시 프랑스와의 계약 진행 상황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꾸준히 알렸다”고 지난달 30일 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당시 계약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는 다른 주장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모리슨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이 모순된다”고 보도했다.

모리슨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을 만나 호주가 프랑스로부터 잠수함을 수입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하고 오커스에 합류한 것은 “호주를 위해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미국에 상세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프랑스와 호주의 계약이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설펐다. 품위 있게 처리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모리슨 총리의 주장과 다른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했다. 호주 정부 관계자들은 “백악관 참모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우리가 어설펐다”는 발언도 미국 당국자들을 두고 한 말인지, 아니면 호주를 향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오커스는 중국을 견제할 목적으로 9월 15일 결성됐다. 당시 오커스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 호주는 프랑스와의 잠수함 계약을 파기했고, 프랑스는 “배신당했다”며 분노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오커스#미국#영국#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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