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세안은 핵심축” vs 中 “시진핑과 정상회의”… 동남아 구애 경쟁

조종엽 기자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10-28 03:00수정 2021-10-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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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동남아시아 각국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4년 만에 참석하자 중국은 미국 없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세안 정상만 참석하는 양자 간 특별정상회의를 다음 달 열자고 제안했다.

이날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참석한 이후 4년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해 정상들과 머리를 맞댔다.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연합전선에 아세안을 끌어들이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동남아의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해 우리의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라며 “수십 년 동안 우리의 공동 안보와 번영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세안은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표현할 때도 쓰는 ‘핵심축’이라는 표현을 아세안을 가리키며 잇달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와 이익, 비전’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며 “아무리 크고 강력한 나라라고 하더라도 법을 준수하는 인도태평양”을 언급했다.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백악관은 이날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아세안의 보건, 기후, 경제, 교육 프로그램에 1억2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관례를 깨고 시 주석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겠다고 나섰다. 26일 아세안 정상회의에는 그동안의 관례대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세안과의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다음 달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정식 제안하면서 회의가 실제로 열리면 시 주석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신화통신 등은 전했다. 이 특별정상회의는 시 주석이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세안을 중시한다는 중국의 의도를 강조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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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또 인접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결을 서두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26일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의 평화는 중국과 아세안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며 “하루빨리 ‘남중국해 행동준칙’ 제정을 매듭짓고 남중국해를 평화와 우호, 협력의 바다로 만들자”고 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2002년 ‘남중국해 당사국 행동선언’을 채택한 뒤 구체적인 이행 방안인 행동준칙 마련을 위해 협상해 왔다.

리 총리의 이런 제안은 미국과 영국, 호주가 구성한 안보 동맹체인 오커스(AUKUS)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에서의 혼란 양상을 당사국들끼리 직접 해결해 오커스가 개입할 여지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세안 국가들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에 반대하는 만큼 이들 국가와 오커스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리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동남아 국가들에 추가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 아세안이 중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바이든#시진핑#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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