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발 디폴트 위기 확산… 中 부동산업체 ‘줄파산’ 우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10-27 15:44수정 2021-10-27 16: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恒大)그룹으로부터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다른 업체들로 확산되고 있다. 이달에만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 4곳이 채권 이자 등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직면했다. 아직 파산으로 이어진 회사는 없지만 한 곳이라도 파산할 경우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회사 가운데 78위(기업데이터 조사업체 ‘마이구’ 기준)에 오른 당다이즈예(當代置業)는 25일 만기였던 채권 원금과 이자 2억5000만 달러(약 292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당다이즈예는 해외 50개 도시에서 건설 프로젝트 200건 이상을 진행해 왔다.

당다이즈예 측은 “거시 경제와 부동산 산업 환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기로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부채 상환 실패가 디폴트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11일 당다이즈예는 채권자들에게 채권 이자 지급을 3개월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에만 당다이즈예를 포함해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 4곳이 채권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을 기한 내에 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전체 부동산 개발 회사 가운데 73위에 오른 화양녠(花樣年)그룹은 5일 달러 채권 이자 2억570만 달러(약 2445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어 15일에는 중국부동산그룹(CPG)이 2억2600만 달러(약 2645억 원), 18일에는 중국 전체에서 38위인 신리(新力)홀딩스가 2억5000만 달러(약 2926억 원)를 갚는데 실패했다.

주요기사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관련 대출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자금줄이 묶인 부동산 개발 회사들이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데이터 제공업체 CRI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 업체의 총 계약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자 신용평가사들은 잇달아 이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중국 부동산 기업은 9월에 34개, 10월에는 44개(21일 기준)로 급증했다. 헝다그룹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7월까지는 매월 10개 미만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헝다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에게 개인 재산으로 채무 위기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3일 헝다그룹이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자 중국 당국이 쉬 회장에게 사재를 출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쉬 회장의 재산이 한 때 420억 달러(약 49조1652억 원)에 달했으나 지금은 약 78억 달러(약 9조1307억 원)로 추산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