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총리, 선거 의식해 文대통령과 통화 미뤄”

도쿄=박형준 특파원 입력 2021-10-12 15:01수정 2021-10-12 15:1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31일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를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미루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한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요구하는 보수층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일본 외무성과 총리관저는 애초부터 기시다 총리가 조기 통화할 국가 그룹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웃국가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자민당 파벌 ‘고치카이(宏池會)’ 대표다. 이 때문에 집권 자민당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 중국에 저자세를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시다 총리는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문 대통령과의 통화 순서를 늦춤으로써 한국과의 외교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떨쳐내려 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4일 취임한 뒤 지금까지 5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했다. 5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통화했다. 일본의 유일 동맹국인 미국, 준동맹국으로 여기는 호주를 포함한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자 연합체) 국가가 모두 포함된 게 특징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12일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한 지 9일째 되는 날이어서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하지 않으면 스가 전 총리보다 첫 통화 시점이 늦어지게 된다. 일본 측은 12일 이후로 통화하는 일정을 놓고 한국 측과 조율 중으로 앞으로 약 한 달에 걸쳐 10개국 이상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주요기사
니혼게이자이는 “취임 직후의 정상 외교 순서는 새 총리가 어느 나라를 중시하는지 국내외에 던지는 메시지가 된다”며 “일본 총리관저와 외무성이 시차와 상대국 사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순서를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