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시아파 사원 자폭 테러 주체는 IS-K 소속 위구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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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9일 0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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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쿤두즈주의 한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단체는 특히 이번 자폭을 실행한 테러범이 위구르 무슬림이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로 50명 안팎의 사망자가, 14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군한 이후 발생한 최대 규모의 피해다.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S호라산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쿤두즈 자살 테러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IS호라산에 따르면, 자살 폭탄 테러범은 모스크 안에 시아파 신도 다수가 모인 가운데 폭발물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진입했다. 이날 모스크는 금요 예배를 보려던 무슬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무슬림들은 금요일에는 모스크에서 기도를 올려야 한다.

특히 IS는 “이번 공격을 실행한 이는 위구르 무슬림”이라며 “위구르 무슬림은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추방하기로 맹세한 소수 민족”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AFP·로이터는 이날 오후 쿤두즈시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가 진행되던 도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시아파 동포들의 모스크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며 “그 결과 다수의 동포가 순교하고 부상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폭발 원인이나 사상자 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AFP는 쿤두즈 중앙 병원의 한 의사 등을 인용해 최소 5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프간 국영 바흐타르 통신은 사원 내부에서 46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미국이 지난 8월 30일 밤 11시59분을 끝으로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 발생한 공격 중 최대 규모라고 AFP는 전했다.

IS호라산은 IS의 아프간 지부격인 무장단체다. 탈레반, 알카에다와 같은 수니파지만, 탈레반은 IS나 알카에다에 비해 덜 급진적인 편에 속한다.

IS는 아프간내 종파간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시아파를 여러 차례 공격해왔는데, 이번에도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간의 혼란을 가중하기 위해 이 같은 공격을 저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아파는 아프간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며, 이들 중 많은 수가 수십 년간 박해받아온 소수 민족 집단 하자라족이다.

한편, 위구르인은 중국 신장 자치구에 모여 사는 무슬림 소수 민족으로, 오랜 기간 독립을 요구해왔다. 탈레반은 아프간내 진격을 강화하기 직전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중국 측은 탈레반에, 같은 무슬림인 ‘위구르 무장단체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 문제에서 손을 떼라’고 지시, 양 측간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파키스탄 언론 등 외신들은 추측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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