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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미국도 치솟는 집값에 2030 한숨… “집고민에 결혼-출산 미뤄”

입력 2021-07-06 03:00업데이트 2021-07-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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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 젊은층 주택문제 심각”
팬데믹 ‘집콕’에 중대형 선호 강해져
소형주택 공급 50년새 최저치 수준
130m²이하 ‘스타터 홈’ 가격 급등
“결혼식도 미뤘고 자연히 임신도 미뤘어요. 집 살 돈도 부족한데….”

미국 시카고에 사는 서맨사 베라파토 씨(27)는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와 석 달째 집을 찾고 있다. 둘이 모은 돈에 대출을 보태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로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알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평수는 좁히고 교외로 범위를 넓혀도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베라파토 씨는 “집 사는 것 외의 모든 ‘작은’ 일들은 보류되고 있다”고 했다.

롱아일랜드에 사는 매슈 리바시 씨(35)는 최근 배우자와 살 집을 구하다가 잠시 부모님 집에서 지내고 있다. 한 푼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서다. 그는 “대출까지 끌어 모아 약 50만 달러(약 5억6500만 원)를 마련했지만 (나 같은) 젊은 부부가 들어가서 살 만한 집이 없다는 현실이 숨 막힌다”고 했다.

미국의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 출생)가 치솟는 집값에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자금 부채와 실업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의 부동산 문제가 결혼과 출산까지 지연시키고 있다고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최근 팬데믹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넓고 쾌적한 중대형 주택 선호가 강해지는 가운데 ‘스타터 홈(starter home)’의 공급이 줄어 밀레니얼 세대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젊은층이 생애 첫 집으로 마련하는 스타터 홈은 약 130m²(약 39평) 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며 가격이 급등했다.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월) 기준 스타터 홈의 중위 가격은 23만4000달러(약 2억6000만 원)였고, 올해 4월 미국 전국 집값이 전년 대비 평균 15%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WSJ는 미 주택담보대출 회사 프레디맥을 인용해 미 주택 공급 부족이 5년째 심화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소형 주택 공급은 50년 새 최저치 수준이라고 전했다.

청년층의 생애 첫 집 마련 시기가 점점 늦어지며 자산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부동산중개협회에 따르면 첫 주택 구매 평균 연령은 2010년 30세에서 지난해 33세로 증가했다. 미 연구소 어번인스티튜트의 분석에 따르면 25∼34세에 첫 주택을 마련한 사람은 60세 초반까지 부동산 자산 중위값을 축적했지만 35∼44세에 내 집 마련을 한 이들은 중위값보다 약 7만2000달러 적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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