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로 지지고 성폭행 위협까지…미얀마 군부 고문·폭행 폭로

김예윤 기자 입력 2021-07-01 17:45수정 2021-07-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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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30일 반군부 시위 참여자들과 언론인 등 정치범 2300여 명을 석방했지만 군부의 잔인한 고문과 폭행이 폭로되며 이번 석방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 석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얀마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군부는 지난 2월 이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선동죄로 기소된 사람들 가운데 2296명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이들은 시위에는 참여했지만 시위를 주도하거나 폭력시위에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날 저녁 양곤 인세인 정치범 교도소에서 721명이 풀려났다.

석방된 이들 가운데 일부는 그동안 군부에 당한 고문과 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미얀마 언론인이자 미국 시민권자인 나탄 마웅 마카윳 미디어 편집장(44)은 3월 체포됐다가 석달 만인 지난달 15일 풀려나 미국으로 추방됐다. 그는 군부가 나흘 동안 물과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잠도 못 자게 했다고 이라와디에 폭로했다. 주먹으로 얼굴 등을 맞고 화장실을 갈 때를 제외하고는 내내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함께 체포됐던 동료 한타 녜인은 가혹한 고문을 당했다. 군부는 녜인에게서 미얀마 여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인사들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그의 가슴팍을 담뱃불로 지지고 수시간 동안 얼음물에 발을 담그게 했다. 성폭행 위협까지 당한 녜인은 결국 자신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털어놨다. 휴대전화에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나오자 군부는 욕설과 함께 몽둥이로 그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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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AP)는 “누구도 체포되지 말았어야 하며 여전히 많은 이들이 게속 체포되고 고문당하고 있다”며 “오늘의 석방으로 군부의 탄압이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느슨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AAAP에 따르면 쿠데타가 발생한 2월 1일 이후 구금된 시민은 6241명에 달하고 어린이들을 포함해 최소 883명이 군부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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