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카로니’, 고모는 ‘스파게티’…아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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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17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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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ML’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아기. 파스쿠알 가족 페이스북 갈무리
‘HTML’이라는 이름을 갖게된 아기. 파스쿠알 가족 페이스북 갈무리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독특한 이름을 지어주는 전통을 가진 필리핀 가족이 화제다.

14일(현지시간) 더선 등 복수의 외신은 지난 10일 필리핀의 한 병원에서 2.25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의 이름이 ‘HTML’이라고 보도했다.

HTML은 ‘Hyper Text Markup Language’(하이퍼 텍스트 마크업 랭귀지)의 약자로, 웹 문서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기본적인 웹 언어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웹디자이너인 아버지가 자신의 직업 특성을 아이 이름에 녹인 것으로 보인다.

아이의 전체 이름은 Hypertext Mark-up Language Rayo Pascual(하이퍼텍스트 마크업 랭귀지 라요 파스쿠알)이다. 파스쿠알은 아이의 성씨로, 이 집안은 대대로 독특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아들에게 HTML이란 이름을 붙여준 웹디자이너 본인의 이름은 ‘Macaroni 85’(마카로니)다. 뒤에 붙은 숫자는 태어난 연도다. 마카로니 씨는 직업에 맞게 자기 이름을 ‘Mac’(맥·애플사의 컴퓨터)으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

마카로니 씨의 여동생이자 HTML의 고모 이름은 ‘Spaghetti 88’(스파게티)이다. 스파게티 씨는 두 자녀의 이름도 음식에서 따왔다. 첫째는 ‘Cheese Pimiento’(치즈 피미엔토), 둘째는 ‘Parmesan Cheese’(파마산 치즈)다. 다른 친척 중엔 ‘Design and Research(디자인 앤 리서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매체를 통해 아기의 이름이 HTML이란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한쪽에서는 “아이가 이름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된다”, “관종(관심을 구걸하는 사람) 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고, 다른 한쪽에서는 “독특하니 멋있다”, “다음에 태어날 아이 이름은 ‘JavaScript’(자바 스크립트·프로그래밍 언어)일수도”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사람들의 우려 섞인 비판이 계속되자 파스쿠알 측은 “이름 때문에 따돌림시키는 걸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너무 한심하다”며 “벌써부터 걱정하지 말라.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SNS 스타가 될 생각은 없다. 가문의 전통을 존중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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