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는 있었다…얼굴 새하얗고 치아 길어지는 이 병

  • 뉴스1
  • 입력 2021년 6월 15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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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얗게 되고 잇몸이 퇴축되어 치아가 길어보이는 병이 있어 이에 걸린 사람들을 유럽 사람들이 드라큘라를 착각했을 수 있다고 미국 CNN이 지난주 보도했다. CNN은 드라큘라가 마늘을 무서워한다고 알려진 것도 이 병과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드라큘라의 민속학적 근거들을 추적한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에 따르면, 사람들이 혈액 장애 질병인 포르피린증에 걸린 환자들을 드라큘라로 착각했을 수 있다.

이 증상은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여 나타나지만, 특히 인도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많이 나타난다. 포르피린증 환자들은 빛에 민감해서 야간 활동을 좋아하며, 우리 몸 전체로 산소를 운반하는 데 도움을 주는 철분 함유 화합물인 헴(heme)이 충분히 합성되지 못해 빈혈이 흔히 있다. 헴은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의 색소 성분이기도 하다.

보라색 소변이나 대변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선천성 적혈구 조혈성 포르피린증 환자는 얼굴이 창백하고 잇몸이 위축되어 이가 길어져 보이고, 햇빛 아래서는 치아가 강한 형광빛을 띤다.

그런데 마늘과 햇빛은 이들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 병이 있는 이들은 본능적으로 이를 피했을 수 있다. 이를 본 사람들이 드라큘라 같은 흡혈귀의 습관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피를 마시는 것 역시 2014년 ‘QJM: 국제의학저널’에 발표된 한 논문은 “이론적으로는 뱀파이어나 포르피린증 환자들이 사람의 피를 마시면서 부족한 그들의 헴을 보충할 수 있다”고 썼다.

뉴욕 올버니 주립대학의 화학과 명예교수인 에릭 블록은 흡혈귀와 마늘 사이의 민속학적 연관성이 “마늘을 자를 때 잠깐 방출되는 주요 유황 성분인 알리신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블록 교수는 “마늘에 황 화합물이 존재하는 이유는 마늘 구근이 땅에서 살아남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땅에는 마늘을 먹으려는 크고 작은 포식자가 있다”면서 “그런데 마늘이 잘리거나 뭉개지면서 맵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바람에 포식자들은 이를 먹기 힘들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중세 유럽인들은 흡혈귀가 혈액 질환 때문에 만들어진다고 믿었고, 강력한 냄새를 가진 마늘이 강한 항생 성분으로 괴물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블록 교수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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