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의회서 ‘백인 우월주의’ 규탄…“가장 치명적 테러”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29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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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애틀랜타 총격 사건도 거론
"상원, 아시아계 미국인 보호 위한 법안 통과 감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규탄했다. 한인 여성 중심 8명의 사망자를 낸 조지아 애틀랜타 총격 사건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 유튜브로 중계된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단체를 언급한 뒤 “오늘날 우리 국가에 가장 치명적인 테러리스트 위협은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즘으로부터 온다”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미 전역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거론, “약 1년 전 플로이드의 딸 기애나 플로이드와 아버지의 장례식을 앞두고 얘기를 나눴다”라며 “그 아이는 내게 ‘아빠가 세상을 바꿨다’라고 말했었다”라고 회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이드를 죽인 이가 유죄 판결을 받은 뒤, 그 아이가 얼마나 옳았는지를 알 수 있다”라고 했다. 단, 세상이 바뀌려면 ‘행동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흑인의 목 위에서 부정의의 무릎을 봤다”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며 “법의 집행과 이를 적용받는 사람들 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형사 사법 시스템의 체계적 인종 차별을 뿌리 뽑기 위해 우리는 함께해야 한다”라고 발언, 법 집행 영역에서의 개혁 필요성을 호소했다.

지난달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도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벌어진 대규모 총격 사건의 희생자 여덟 명”이라고 당시 한인 여성 중심의 희생자들을 거론한 뒤 백악관에서 조기를 게양했던 점을 강조했다. 이후 발생한 콜로라도 총격 사건도 언급했다.

이어 “이 대규모 총격 사건이 일어난 주에 다른 250명의 미국인이 총에 맞아 숨졌다”라며 “우리는 공격용 총기와 대용량 탄창을 금지해야 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지 아시아계 혐오 정서를 거론, “상원이 악랄한 증오 범죄로부터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코로나19 증오 범죄 법안을 94대 1로 통과시킨 점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했다. 이어 하원을 향해서도 같은 노력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성소수자(LGBTQ) 미국인 권리 보호를 위한 평등법 도입 필요성을 거론하고, 트랜스젠더 미국인들을 향해 “당신들의 대통령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의회 연설에는 지난달 조지아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숨진 고(故) 유영애씨 아들 로버트 피터슨 씨가 온라인 청중으로 초청됐다고 한다. 애틀랜타에 지역구를 둔 주디 추 하원의원이 그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이 여전히 계속되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공격에 맞서 발언해준 점에 감사한다”라며 “오늘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우리 모두를 포함하는 더 나은 미국인을 위한 전사라는 점을 증명했다”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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