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경, 사람 그림자만 봐도 총질”… 박격포까지 동원 유혈진압

이은택 기자 입력 2021-04-12 03:00수정 2021-04-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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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하루에만 최소 82명 숨져… 시위대 “집단학살 같았다” 분노
쿠데타 발발후 최소 701명 사망
‘군인살해 혐의’로 19명 사형 선고
시위 현장서 발견된 박격포탄 파편 미얀마 시민들이 시위 현장에서 발견한 군경의 박격포탄 파편이라며 9일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진 출처 트위터
미얀마 군부의 유탄발사기와 박격포를 동원한 유혈 진압으로 8일 하루에만 미얀마 시민 최소 82명이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군부가 ‘사람의 그림자’만 보여도 쐈고 시신을 은닉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사법원은 군인을 숨지게 했다며 시위대 19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10일 AP통신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 군인과 경찰은 8일 오후 늦게부터 9일 새벽까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65km 떨어진 바고 지역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이 과정에서 군경은 중화기를 동원했고 트위터에는 박격포 포탄의 파편 사진이 올라왔다.

현지 언론은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자 군경이 시민들의 시신을 어디론가 가져간 뒤 지역을 봉쇄해 버려 사망자 집계가 늦게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 시민은 “마치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같았다. 그들은 사람의 그림자만 보이면 총을 쏴댔다”고 미얀마 언론 미얀마나우에 말했다. 이날 인명 피해는 지난달 27일 양곤에서 114명이 숨진 이래 한 도시에서 하루에 발생한 최다 피해다. AAPP는 2월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이달 10일까지 최소 70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얀마 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참사 다음 날(9일) 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수도 네피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기자가 “군부의 진압에 지금까지 수백 명이 숨졌다”고 지적하자 툰 대변인은 “우리가 정말 자동소총으로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당신이 말하는 500명쯤은 몇 시간 안에 죽었을 것이다. 진압에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대량 학살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고, 시민들은 “국민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드러난 것”이라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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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법원은 ‘군인을 살해했다’는 이유로 시위대 19명에게 8일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양곤 대학살이 일어난 날 양곤 노스오칼라파 지역에서 군인 2명을 공격해 1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는 쿠데타 이후 시위대에 내려진 첫 공개적인 사형선고다. 보도에 따르면 계엄령하에서는 군사법원의 판결에 항소할 수 없다. 오직 현재 최고 권력자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만 판결을 번복하거나 감형할 수 있다.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고수하고 미얀마 시민들의 반중(反中) 감정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산 드론(무인 비행기)’ 논란도 불거졌다. 11일 이라와디는 영국 군사 컨설팅업체 제인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얀마 공군이 중국 국영기업인 항공우주과학기술이 제작한 드론으로 시위대를 감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은 시위대의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얀마#박격포#유혈진압#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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