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이상직 前의원 무죄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5일 11시 45분


이상직 전 의원 2021.10.28 ⓒ 뉴스1
이상직 전 의원 2021.10.28 ⓒ 뉴스1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창업주 이상직 전 국회의원과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 대표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단순한 압박감 만으로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5일 이 전 의원의 업무방해, 뇌물공여 혐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항공사 운영 편의를 제공한 국토교통부 전 직원과 최종구 전 대표의 일부 혐의에만 유죄가 인정됐다.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최 전 대표에게는 벌금 1000만원이, 뇌물수수 혐의를 받은 국토교통부 전 직원 정 모 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이 각각 확정됐다.

이 전 의원 등은 2015년 11월~2019년 3월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청탁받은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합격시키도록 인사 담당자들에게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토교통부 지역 공항출장소 항공정보실장 출신인 정 씨는 자녀 채용을 청탁하고 이스타항공기 이착륙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그의 딸은 공인 외국어 시험 성적 미달로 서류전형에서 두 차례 탈락했으나 재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 등은 △서류 합격 기준에 미달한 응시자 △지원서 제출을 하지 않은 응시자 △서류전형-1차 면접-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되는 채용 절차마다 특정 응시자들을 무조건 합격시키도록 인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 등에게 항공사 공항 이착륙 시간(슬롯) 편의를 기대하고 국토부 전 직원의 자녀 취업 기회를 보장한 점을 ‘뇌물공여’로, 자녀 취업 기회를 제공받은 정 씨는 ‘뇌물수수’로 각 공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이 전 의원은 총 징역 1년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 전 대표는 총 징역 1년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김 전 대표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정 씨에게는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2심은 이 전 의원과 김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 전 대표는 유죄가 인정됐지만 형량이 징역형 집행유예에서 벌금 1000만원으로 줄었다. 다만 정 씨는 1심보다 형량이 다소 줄었지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2심은 “명시적으로 위력 행사에 해당하는 행위로서 채용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거나 실제로 불이익을 가했다고 볼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이 인사담당자들의 업무가 종료되기 전 지원자들에 대한 평가 점수를 조작하거나 순위 변경을 지시·강요한 사실이 없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서도 “이상직 피고인이 정 씨 자녀 채용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지시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의 위력 및 방해, 뇌물공여죄의 성립, 공동정범, 항소심의 성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이 전 의원은 앞서 이스타항공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2023년 4월, 징역 6년을 확정받아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서모 씨를 타이이스타젯에 채용하고 급여·이주비 명목으로 2억여 원의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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