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임병을 소위 조카 78세 경유 씨
유해 찾기 위해 DNA 시료도 채취… “가능성 희박하지만 포기 안할 것”
6·25 전사-실종 12만명 아직 미수습… “2·3세대의 시료 채취 참여 더 필요”
6·25전쟁 전사자인 임병을 육군 소위(작은 사진)의 조카 임경유 씨가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서 작은아버지의 위패를 바라보고 있다. 임 씨는 1950년 6월 ‘미아리 전투’에서 숨진 작은아버지의 유해가 발견되길 기다리며 매년 6월 현충원을 찾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제가 언제 세상을 떠날진 모르겠지만 작은아버지의 유해를 꼭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6·25전쟁 76주년을 앞둔 17일 임경유 씨(78)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 새겨진 고 임병을 육군 소위(1932∼1950)의 이름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50년 6월 북한군의 서울 진입을 막기 위한 ‘미아리 전투’에 투입됐다가 열여덟 살에 전사한 임 소위의 조카다. 작은아버지의 얼굴과 목소리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라를 지킨 감사함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으로 매년 6월이면 이곳을 찾는다.
임 씨가 삼촌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 건 10여 년 전. 전사자인 외삼촌의 묘소를 찾으러 현충원을 방문했다가 작은아버지의 이름이 현충탑에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유해를 찾기 위해 유전자(DNA) 시료도 채취했다. 임 씨는 “전투가 벌어진 장소를 기억하는 사람도, 전사자를 기억하는 가족도 점점 사라져 간다”며 “가능성은 희박해지지만 그래도 포기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7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전사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에 따르면 전쟁 때 전사했거나 실종된 국군은 16만2913명인데, 이 중 12만2223명(75.0%)은 아직 미수습된 상태다. 12일 기준 확보된 유가족 DNA 시료는 7만7422명분이다. 추가 시료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4만4801명은 향후 유해가 발굴되더라도 신원을 확인하거나 유가족을 찾기 어렵다.
문제는 시간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참전유공자 최소 연령대가 70세 이상이 됐고, 전사자의 형제자매 등 1세대 유가족 상당수가 고령에 접어들었다.
직계 유가족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2·3세대의 참여가 사실상 신원 확인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된다. 호국군이던 고 안태순 씨의 조카 안승추 씨(86)도 “이제 삼촌에 대해 아는 사람은 나 하나뿐인데, 하루빨리 희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유단 관계자는 “조카와 손자녀 등 2·3세대의 시료 채취 참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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