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신, 쓰레기봉지에 담아 건네” 유족 두 번 울린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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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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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중인 엄마들’ 페이스북 갈무리
‘수색 중인 엄마들’ 페이스북 갈무리
멕시코 검찰이 실종자 시신을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 유족에게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멕시코 남동부 베라크루스주 검찰은 최근 실종 11개월 만에 발견된 30세 남성의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전달했던 담당 검사를 해임했다. 베로니카 에르난데스주 검찰총장은 관련자들의 인권침해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 지역 실종자 가족 모임인 ‘수색 중인 엄마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단체는 엘라디오 아기레 차블레의 시신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으로 유족에 전달됐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검은색 대형 쓰레기봉투 두 개를 옆에 두고 망연자실 앉아있는 유족의 사진도 공개했다.

쓰레기봉투 안에는 차블레의 시신이 담겨 있었다. 단체는 “어떻게 밀봉하지도 않은 검은 비닐봉지에 시신을 담아 유족에게 전달할 수 있느냐”며 “사망자의 존엄성이나 유족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가족을 방문한 뒤 실종됐던 차블레는 이달 26일 칸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사당국은 차블레의 시신을 부검한 뒤 유족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이 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족은 두 검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은 상태다.

차블레의 시신이 발견된 칸쿤은 마약밀매조직의 강력 범죄가 잦은 지역 중 하나다. 멕시코에서 ‘마약과의 전쟁’이 본격화한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최소 3000명이 숨지고 8만 명이 실종됐다고 정부는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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