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브라질의 한 은행원이 기지를 발휘해 남편에게 학대당하던 여성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더선에 따르면 브라질 서부 소브라디뉴의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던 20대 여성이 은행원에게 쪽지 하나를 내밀었다.
쪽지에는 “도와줄래요? 가정폭력을 당했어요. 남편은 밖에 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브라질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은행에 한 사람씩만 입장하도록 해 여성이 남편 몰래 쪽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은행원은 겁에 질린 여성을 안심시키며 집 주소를 적을 다른 종이를 건넸다.
여자는 종이에 주소를 쓰며 ‘만약 경찰이 문을 두드렸는데도 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다면, 계속 두드려 집에 들어와 달라’고 적었다.
여자가 돌아간 뒤 은행원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경찰은 이 사건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은행원은 포기하지 않고 경찰을 잘 아는 친구에게 연락해 이튿날 경찰관들을 여자의 집으로 보냈다.
경찰이 방문했을 때 여자는 남편 없이 혼자 집에 감금돼 있었다. 경찰은 여자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여성의 남편이 체포됐는지, 경찰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구조를 도운 은행원은 현지 언론에 “지나친 관료주의와 결여된 공감능력”이라며 경찰을 비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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