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생부 찾고 보니…일가족 살해한 지명수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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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9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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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의 지명수배 포스터에 실린 비숍의 사진. 오른쪽은 1970년대 비숍의 실제 모습이며, 왼쪽은 비숍이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가상의 이미지다.
FBI의 지명수배 포스터에 실린 비숍의 사진. 오른쪽은 1970년대 비숍의 실제 모습이며, 왼쪽은 비숍이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가상의 이미지다.
입양 가정에서 자란 미국의 60대 여성이 DNA 정보로 자신의 생부를 찾았으나 생부는 일가족을 살해한 지명수배범이었다.

8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캐시 길크리스트(63)라는 미국 여성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 2017년 DNA 검사를 받은 후 자신의 생물학적 가족을 찾아 나섰다.

추적 결과 자신이 1957년 입양됐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생모와 매사추세츠에 사는 십여 명의 생모 측 친척도 찾아냈다.

생부를 찾는데는 몇년이 더 걸렸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윌리엄 브래드퍼드 비숍’이라는 그의 생부는 1976년 3월 1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68세의 어머니와 37세 아내, 5세·10세·14세의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었다.

비숍은 가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옮기고 불을 질러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었다.

2014년부터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주요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비숍은 예일 대학교를 졸업하고 버몬트 미들베리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 국무부 외교관으로 일하던 수재였다. 그러나 국무부 승진에서 탈락하던 날 일가족을 살해하고 종적을 감췄다.

FBI는 비숍이 “무장을 하고 다니며 극단적 성격을 가진 극도로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길크리스트는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올해 84세다. 아직 살아 있고 여전히 도주 중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14년 앨라배마주 스코츠보로의 한 장례식장 직원이 비숍과 비슷한 외모의 시신이 있다는 제보를 한 적이 있으나 DNA 대조 결과 비숍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길크리스트는 “생모가 아버지의 과거를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나는 이 모든 사실을 나이 들어서 알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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