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시절 英 농락한 이중간첩 조지 블레이크 사망

  • 뉴시스
  • 입력 2020년 12월 27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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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서방 첩보원 400여명 신원 소련에 넘겨
북한군 포로 생활 중 공산주의자로 전향

냉전시대 서방의 기밀 정보를 소련에 빼돌리며 영국을 농락했던 전설적인 이중간첩 조지 블레이크가 향년 98세로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해외정보기관인 대외정보국(SVR) 대변인은 블레이크가 이날 숨졌다고 밝혔다.

블레이크는 영국 대외정보기관인 M16 소속이었지만, 실제로는 소련 공작원으로 활동한 이중간첩이었다.

그는 1950년대 동유럽에서 활동하던 서유럽 첩보원 400여 명의 명단을 소련에 넘겼다. 이로 인해 서방 첩보원 상당수가 반역죄로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블레이크는 동베를린으로 통하는 지하터널에 영국과 미국이 도청장치를 설치한다는 정보를 소련에 넘겼다. 소련은 그 도청장치를 영국과 미국에 역정보를 흘려보내는 도구로 활용했다.

블레이크는 1922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으며 1942년 영국으로 망명한 뒤 해외정보국(SIS)에 합류했다.

블레이크는 1950년 한국전 발발 직전 한국으로 발령을 받았으며 전쟁 중 북한군에 포로로 끌려가 3년간 인민군 포로생활을 하면서 공산주의자로 전향했다.

그는 소련을 위해 활동한 이중간첩이라는 사실이 영국 당국에 의해 발각돼 징역 4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블레이크는 1966년 동료 수감자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했으며 철의 장막을 뚫고 동베를린을 거쳐 소련으로 넘어갔다.

블레이크는 국가 영웅 대접을 받으며 러시아에서 편안한 삶을 살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냉전시대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며 2007년 블레이크에 훈장을 수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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