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절반용량 그룹 1300명뿐…추가 검증 필요”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9일 05시 41분


옥스퍼드대학과 영국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공식 의학논문이 발표됐다.

앞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임상 3상에서의 백신 효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긴 했지만 임상 결과가 동료 과학자 검토를 거친 의학저널에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8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연구진의 실수로 백신 정량의 절반만 투여된 그룹은 영국 임상시험 참가자의 6% 미만인 1367명뿐이고, 55세 이상 성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기존에 알려졌던 대로 정량을 투여받은 그룹에서는 62% 효능을 보였고, 절반만 투여받은 그룹에서는 90% 효능을 보여 평균 70.4% 효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약을 투여받고 14일 이상 지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131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신을 접종받은 참가자는 30명, 위약을 받은 참가자는 101명이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과 브라질, 남아프리카에서 총 2만3745명의 지원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입원이나 심각한 질환에 걸린 경우는 없었다.

다만 영국에서 한 참가자가 신경 장애의 일종인 횡단척수염에 걸렸고, 또 다른 참가자 1명은 40도에 이르는 고열을 겪었다. 이들은 곧 회복했고 이어 계속 임상시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증상들이 백신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옥스퍼드대학 백신 연구소 소장이자 임상시험 수석조사관 앤드루 폴라드 박사는 정량의 절반만 투여된 것이 “계획된 것이 아니”라고 시인했다.

폴라드 박사는 “연구진이 잘못된 계량치를 인지한 뒤 규제당국의 동의를 얻어 이 수치가 임상시험 결과에 반영됐다”며 “문제의 결과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제공된 자료에 기초해 권장 복용량을 결정하는 것은 규제당국의 몫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에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소득 국가에도 공급하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 승인도 신청할 예정이다.

사이먼 클라크 리딩대학 교수는 “이번 논문은 규제당국에 딜레마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당국이 백신을 절반만 투여하도록 허용할 경우 노인층에 대한 보호가 불확실하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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