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치료 모두 처방…트럼프 의료진에 ‘VIP 증후군’ 우려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6일 2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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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위 ‘VIP 증후군’ 때문에 과잉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직위가 높거나 유명한 환자를 치료할 때 의료진이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무리한 시도를 하다 오류를 범하는 현상을 뜻한다.

CN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5일 입원했던 월터리드 군병원의 의료진은 대통령에게 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렘데시비르와 덱사메타손, 항체치료제 ‘Regn-COV2’ 등 3가지 약물을 투여했다. 리아나 원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대통령은 세 가지 치료를 모두 받은 세계 유일의 환자일 것”이라며 “이런 과잉치료가 ‘VIP 증후군’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잭슨 버지니아대 박사 역시 “백악관이 밝힌 대로 대통령의 증세가 경미했다면 매우 공격적인 치료”라고 가세했다.

특히 임상 3상 단계로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지 못한 ‘Regn-COV2’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현재까지 불과 275명의 외래 환자만 이 약물을 투여받았고 이들의 평균 연령은 불과 44세다. 74세의 과체중 환자인 트럼프 대통령에 투여됐을 때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스테로이드제 덱사메타손이 경증 환자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빠른 퇴원을 요구하는 대통령을 위해 의료진이 치료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간 엘비스 프레슬리, 마이클 잭슨, 아돌프 히틀러의 주치의 등이 VIP 증후군을 보인 대표적 의사로 꼽힌다. 특히 히틀러 주치의는 필로폰 등 마약까지 남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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