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사바 알 아흐마드 국왕 서거…향년 91세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29일 2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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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정책을 확립하고, 중동 국가들의 갈등을 중재해 ‘쿠웨이트 현대 외교 정책의 설계자’로 불리던 국왕 사바 알 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29일(현지시간)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 왕실 담당 장관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알사바 국왕이 화요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큰 슬픔을 안고 알사바 국왕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쿠웨이트 국영TV는 이날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의 구절을 내보냈다. 이는 아랍국가에서 고위인사가 사망했다는 의미다.

알사바 국왕은 지난 7월 수술을 받은 후 같은 달부터 미국 미네소타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오클리닉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다만 그가 어떤 질환을 앓고 있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29년 쿠웨이트에서 태어난 알사바 국왕은 1963년부터 2003년까지 40년 간 외무장관을 지냈다. 이후 2006년 1월 선왕 셰이크 자베르 알사바 서거로 국왕에 즉위했다.

그는 지난 1991년 3월 다국적군이 쿠웨이트를 이라크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자 근처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했던 왕족 중 가장 먼저 쿠웨이트로 돌아와 국민적 영웅으로 불리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인도주의 정책을 이유로 알사바 국왕을 ‘평화 중재자’로 평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도 그를 “세계 인도주의 지도자”라고 평한 바 있다. 시리아 등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 대한 지원을 이끌고, 중동 국가들 간 갈등 상황에서 여러 차례 중재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알사바 국왕의 동생 셰이크 나와프 알아마드 알사바 왕세자(83)가 다음 왕위를 계승하게 된다. 왕세자는 국방부·내무부 등에서 수십년 간 고위직을 역임한 원로 정치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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