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수선집이 루이비통 이겼다…‘명품 리폼 배상’ 파기환송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6일 10시 52분


루이비통 가방 소유자 요청으로
원단 재사용해 가방·지갑 만들어
대법 “개인 사용…반복생산 안해”
상표권 침해 아니리고 최종 판단
1500만원 배상 원심판결 뒤집어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 뉴스1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매장의 모습. ⓒ 뉴스1
명품 가방을 리폼해 새로운 가방·지갑으로 제작했더라도 기존 가방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이 목적이라면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서울 강남의 한 빌딩 지하에 있는 리폼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리폼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26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 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A 씨는 약 40년 경력의 리폼 전문가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리폼업자가 가방 소유자로부터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 요청을 받아 리폼 행위를 하고 제품에 상표를 표시한 뒤 소유자에게 반환한 경우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 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고객에게 받은 루이비통 가방 원단을 재사용해 다른 크기와 모양의 가방·지갑 등을 제작했다. 그는 고객으로부터 제품 1개당 10만∼70만 원의 수선비를 받아 총 238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루이비통 측은 2022년 2월 A 씨가 루이비통 상표를 부착한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출처 표시 및 품질 보증 기능 등을 저해했다고 주장하며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 씨 측은 가방 소유자가 원하는 형태와 용도에 맞게 리폼했을 뿐 반복해서 생산하지 않았고 유통성이 없기 때문에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리폼 제품도 상품에 해당한다”며 A 씨가 루이비통에 손해배상금 1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루이비통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재판부는 리폼 제품이 단순 수선 수준을 넘어 새로운 물건으로 볼 수 있고, 실제로 중고시장 등에서 거래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 측 주장처럼 가방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는 원칙적으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리폼업자가 일련의 리폼 과정을 주도하면서 제품을 거래시장에 유통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에 관한 공개 변론을 열고 루이비통 측과 리폼업자 측 주장을 각각 뒷받침하는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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