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어젠다 공개… 외교 첫머리가 ‘미군 철수-방위비 증액’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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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대선후보 공식 지명

마스크 안 쓰고 오프라인 전대… 민주당 온라인 전대와 차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날 대의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장에 등장하는 관례를 깨고 샬럿 공항에 내리자마자 행사장부터 찾은 후 지역 농가를 방문했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열렸던 야당 민주당의 전당대회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샬럿=AP 뉴시스
마스크 안 쓰고 오프라인 전대… 민주당 온라인 전대와 차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날 대의원과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 행사장에 등장하는 관례를 깨고 샬럿 공항에 내리자마자 행사장부터 찾은 후 지역 농가를 방문했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열렸던 야당 민주당의 전당대회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샬럿=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대의원 만장일치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트럼프 2기’에 도전하는 그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11월 3일 대선에서 맞붙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재선되지 못한다면 이 나라는 끔찍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여러분의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질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날인 24일(현지 시간) ‘재선 시 해외 주둔 미군의 철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신이 ‘한국에 일자리 25만 개를 제공한 끔찍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했다’는 자화자찬도 반복했다.

○ 대북외교 성과 강조한 트럼프

이날 트럼프 재선 캠프가 발표한 ‘집권 2기 어젠다’는 일자리 창출을 필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대중(對中) 의존 감소, 외교안보 공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외교안보 분야의 최상위 항목은 해외 주둔 미군의 복귀, 동맹들의 공평한 분담금 확보였다. 집권 1기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트럼프 재선 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의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캠프 측은 이날 전당대회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성과를 소개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사례로 들었다. 대통령의 ‘강한 협상가’ 면모를 강조하는 부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및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북한 회의 장면이 등장했다. 또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미국인 3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서 맞이하는 영상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찬조 연설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게 놔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약함을 거부하고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중국으로부터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 되찾기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 계약 금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 등이 2기 어젠다에 담겼다. 경제 분야에서는 10개월 안에 1000만 개 일자리 창출, 100만 개의 신규 중소기업 창출, 세금 감면 등을 내세웠다. 세계 최고의 5세대(5G) 통신망 인프라 구축, 우주군 창설 등도 포함됐다.

○ 지지자들은 “12년 더” 연호

이날 백악관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다른 장소에서 연설을 하기로 했던 일정을 무시하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행사장인 샬럿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깜짝 등장한 그를 보고 지지자들이 “4년 더”를 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을 미치게 만들길 원한다면 여러분들은 ‘12년 더’를 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12년 더”라고 외쳤다. 미 대통령의 임기는 최대 8년임을 알면서도 4선(選) 대통령을 하고 싶다는 뜻을 농반진반으로 흘린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칼럼에서 ‘12년 더’ 발언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대통령의 말처럼) ‘우리를 미치게 할’뿐 아니라 정적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을 일삼는 독재자들과의 공통점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1시간이 넘는 연설을 하면서 민주당을 집중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코로나19를 이용해 선거를 훔치려 한다”며 “민주당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부정선거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우편투표 확대에 대해선 “공정하지도, 옳지도 않다”고 거듭 비판했다.

캠프 측은 거의 100%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를 역력히 드러냈다. 코로나19에도 336명의 대의원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이들과 주요 연사의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연설자로 나선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그의 애인이자 트럼프 캠프의 정치자금 모금 최고책임자인 방송인 킴벌리 길포일,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 팀 코튼 등은 민주당을 급진 좌파, 미국에 대한 위협 등으로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 후보를 두고 “‘네스호 괴물’ 같다. 반세기 동안 어슬렁거리며 대통령이 되려고 머리를 쳐들다가 사라지곤 했다”며 날을 세웠다.

반면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 등 24명 이상의 전직 공화당 의원은 이날 바이든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RNC)’를 ‘공화당의 전국적 혼돈(Republican National Chaos)’으로 비하하는 광고를 내보내며 맞불을 놓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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