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러 코로나 백신 승인 무모하고 어리석다”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2일 11시 33분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다고 전격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환영하기보다는 안전성과 효능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위라고 비난했다.

11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시험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유전학 연구소의 시스템 생물학자 프랑수아스 발루스는 트위터에 “러시아의 백신 도박은 ‘효능이 있건 없건’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스푸트니크 V’라고 명명된 이 백신은 “충분히 효과가 있으며 효율성도 입증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백신이 효능과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는 3단계 임상시험을 생략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출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오보가 인터넷에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성급한 백신 승인은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국 워릭대 경영대학원의 에이퍼 알리 부교수는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에 백신을 승인하는 것은 백신 개발 과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불신감 높은 백신을 접종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백신은 임상 2단계까지만 진행됐으며, 심지어 그 구체적인 결과조차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달 말 이미 승인된 백신의 임상 3단계 실험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임상 3상에서는 수천~수만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 효능과 미세한 부작용까지 가려낸다.

러시아는 백신의 성능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도 공개한 적이 없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이 이를 정하며 승인을 얻으려면 최소한 50%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