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너무 관대하다”…트럼프 앞에서 ‘틱톡’ 처리 놓고 참모진 설전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8-09 12:25수정 2020-08-0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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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내 처리를 놓고 백악관의 대중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의견 대립이 치열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틱톡 인수를 둘러싼 업계의 물밑 로비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위터까지 틱톡 협상에 뛰어들며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WP에 따르면 최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 도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다. 나바로 국장은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므누신 장관을 향해 “중국에 너무 관대하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므누신 장관도 반박하면서 논쟁이 가열됐다는 것이다. 학자 출신인 나바로 국장은 백악관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미국 경제정책의 실무 최고책임자로 미중 무역협상에 관여해온 므누신 재무장관은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두 사람은 과거에도 대중 경제정책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양 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귓전에 정반대의 입장을 끊임없이 설득해왔다. 2018년 5월 베이징 방문에서도 비속어를 섞어가며 고성을 지르며 충돌한 적이 있다.

WP는 두 사람의 설전에 앞서 투자자와 로비스트, 기업 관계자들의 막후 로비전이 수개월 간 백악관 안팎에서 전개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경제 정책과 결정 때문에 이들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기 틱톡의 인수에 동의할 것처럼 보이다가 이후에는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후에 다시 또 시한을 주고 미국 정부에 ‘복비’를 낸다는 전제 하에 인수 협상에 동의한 상태다. 전용기 안에서 서명한 ‘45일 이후 틱톡과 위챗 거래금지’ 행정명령은 백악관 참모들조차 대부분 몰랐던 것으로,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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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현재 주 협상기업인 MS 외에도 세콰이어 캐피털 같은 투자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도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사전협상에 나섰다. 사전협상 이후 실제 인수합병을 위한 본협상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치열한 인수 경쟁 속에 세콰이어 캐피널의 글로벌 매니징 담당 파트너인 더그 레온은 주변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애 틱톡의 사용 금지를 막을 수 있다”고 호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재개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재선 캠페인에 10만 달러를 후원한 큰 손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의 회사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형인 조쉬와 함께 의료보험 회사에 공동 투자한 것을 바탕으로 쿠슈너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틱톡도 올해에만 십여 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중 한 명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에 뛰었던 경력을 갖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육군사관학교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이런 로비스트들을 이용해 틱톡은 미국 국가안보의 위협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쓰는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틱톡은 5월에 디즈니 스트리밍 사업 책임자였던 케빈 메이어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왔던 아이디어들 중에는 틱톡의 보안 안전성을 담보해줄 기술적 지식을 갖춘 제3의 미국 기업을 공동 계약자로 끌어들이는 방안, 틱톡을 바이트댄스에서 분산시켜 독립기업으로 만들되 창업자인 장이밍이 소액의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장이밍은 틱톡 본사를 영국으로 이전할 뿐 아니라 본인도 영국으로 이주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황이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결국 MS와 매각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1365억 달러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MS는 당장 틱톡 인수가 가능한 여력을 가진 회사. 소프트웨어 회사가 순식간에 젊은층을 끌어오는 SNS 운영 기업이 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 분야까지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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