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나뒹굴고 시민들 피투성이…“베이루트, 전쟁난 줄”

뉴스1 입력 2020-08-05 12:59수정 2020-08-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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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은 수천톤(2750톤)의 폭발물을 보관 중이던 베이루트항 선착장에 있는 한 창고에서 일어났다. 두 차례 큰 폭발음과 함께 높이 치솟은 불길로 베이루트항 일대가 검은 연기로 휩싸였다. © News1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대규모 폭발로 인해 5일 오전 9시(한국시간) 현재 최소 78명이 숨지고 4000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났다.

수천톤의 질산암모늄에 불이 붙으면서 폭발의 위력이 매우 컸고 일대 건물과 병원들까지 피해를 입어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 베이루트항 창고 폭발 : AF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폭발은 이날 오후 6시8분쯤(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0시) 베이루트항 선착장에 있는 한 창고에서 일어났다. 두 차례 큰 폭발음과 함께 높이 치솟은 불길로 베이루트항 일대가 검은 연기로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지금까지 최소 78명이 사망했고 4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호주인 1명이 사망했고 유엔평화유지군과 독일·호주 대사관 직원들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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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람들이 많고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폭발 두 차례 일어나…규모 3.3 지진과 같은 진동 : 사건 당시 먼저 한 차례 작은 폭발로 창고에 불이 붙은 후 븕은 연기가 올라오다가 두 번째에 더 큰 폭발이 일어나면서 하얀 먼지구름과 같은 충격파가 순식간에 주변 일대를 덮쳤다. 많은 차량들이 전복되고 건물들이 무너졌으며 온갖 잔해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온라인에 올라온 당시 현장 영상에는 먼지와 잔해 속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 모습이 담겼다. 폭발 후 불길은 계속 피어올랐고 저녁노을에 분홍색으로 물든 연기구름이 수천km 상공으로 솟아올랐다.

레바논에서 약 161km 정도 떨어진 지중해 섬 키프로스에서도 폭발음과 진동이 느껴졌고 인근 관측소에서는 규모 3.3에 달하는 지진이 측정됐다.

◇ 병원도 피해…“전쟁 중에도 보지 못한 대참사” : 인근의 많은 건물들이 폭발의 여파로 피해를 입으면서 베이루트 최대 병원 중 하나인 성 조지 병원도 이 폭발로 인해 극심하게 파괴돼 문을 닫고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 날리는 건물 파편과 유리 조각에 환자와 방문객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발 장소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성 조지 병원의 소아혈액과 종양학과장인 피터 노운 박사는 “병원 각 층이 다 손상됐다”며 “전쟁 중에도 보지 못한 대참사”라고 말했다.

비카지 메디컬 그룹이 운영 중인 성 조지 병원의 리마 아자르 병원장은 “폭발 후 몇시간 동안 50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며 “이송된 한 여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 의약품 부족 우려…레바논 정부, 2주 긴급사태 선언 : 보건 의료 종사자들은 폭발로 인해 항만 인근 카란티나 창고에 비축된 주요 백신과 의약품이 훼손되거나 소실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백신과 의약품은 레바논 전역의 보건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하마드 하산 보건부 장관은 베이루트의 한 병원을 방문해 “모든 의미에서 재앙”이라며 부상자들 치료 비용은 정부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5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하고 미셸 아운 대통령은 2주간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최고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 방치된 질산암모늄 수천톤…‘핵폭탄급 파괴력’ : 이번 폭발은 정부가 압류해 수년간 창고에 보관해놓은 질산암모늄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산암모늄은 질산과 암모니아가 반응해 형성되는 화합물로, 주로 비료와 폭발물 두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이 물질은 역사적으로 폭탄으로 쓰이거나 폭발 사고 등을 야기하며 사람들 뇌리에 기억되어 왔다. 1947년 텍사스주 텍사스시티 항구에서는 질산암모늄을 실은 선박에 불이 붙어 폭발하면서 연쇄 폭발과 화염이 일어나 581명이 숨졌다.

이 화학물질은 또한 1995년 오클라호마시 연방청사 건물 폭파 사건에서 사용된 폭탄의 주원료였다. 이 사건으로 168명이 목숨을 잃었다.

레바논 고위 국방 관계자는 이날 TV로 발표된 성명에서 디아브 총리의 말을 인용해 책임자를 찾아 가장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총리는 “2750톤에 달하는 질산암모늄이 지난 6년간 사전 예방조치 없이 창고에 있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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