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흑인 카레이서에 “인종차별 의혹 남발” 비난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7-08 03:00수정 2020-07-0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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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 선수, 차고서 올가미 발견… 증오범죄 주장… 확인되지 않아
트럼프, 보수 지지층 결집하려… 스포츠 영역서도 ‘편가르기’ 지적
백인경찰에게 숨진 흑인여성 추모 그림 6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한 공원 바닥에 올해 3월 백인 경찰들의 총에 숨진 켄터키주 흑인 여성 브리오나 테일러의 얼굴 및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구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가 등장했다. 당시 경찰은 테일러의 마약 제조를 의심해 그의 자택에 침입했지만 집에서는 마약이 발견되지 않았다. 테일러는 전과조차 없었지만 해당 경찰들은 파면, 기소 등의 처분을 받지 않아 흑인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아나폴리스=AP 뉴시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문화 전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인종 및 문화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그의 전략이 스포츠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최대 자동차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의 유일한 풀타임 흑인 카레이서 버바 월리스를 비난하며 그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월리스는 최근 자신의 차고에서 올가미가 발견되자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의혹을 제기했으나 이를 수사한 연방수사국(FBI)은 ‘증오 범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월리스는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하려 했던 모든 위대한 나스카 운전자와 관리들에게 사과했는가”라며 “결국 모든 게 사기로 드러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스카가 월리스의 요구를 받아들여 흑인 노예제 유지를 옹호했던 미 남부연합군 깃발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그 결정은 역대 가장 낮은 (나스카) 시청률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나스카 측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월리스를 나스카의 가족으로 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의 용기와 리더십을 칭찬한다”며 윌리스를 옹호했다.


미 언론들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문화 전쟁’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등 현안으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돌리는 동시에 이념적 편 가르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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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들이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되는 국민의례에서 무릎 꿇기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것을 놓고도 “그런 선수들의 경기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를 폭도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를 ‘증오의 상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4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는 역사적 기념물을 훼손한 시위대를 좌파라고 비난하며 “성난 폭도들이 건국 아버지들의 역사를 지우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되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인종주의와 편협함에 다시 매달리고 있다”며 “나스카나 NFL을 비롯한 다른 스포츠 리그들은 이런 인종차별적인 폭언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폭스뉴스에서 “월리스가 사과할 게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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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인종차별#흑인 카레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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