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모르는 트럼프, 메르켈에 “멍청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7-02 03:00수정 2020-07-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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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정상 통화때 막말-모욕 논란
CNN, 4개월간 백악관 등 취재
“특히 여성정상들에 폄하 발언… 英 메이 前총리에 ‘바보’라 부르고
김정은과 통화땐 재력 등 과시, 푸틴엔 체스승자 비유해 아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외국 정상과의 통화에서 동맹 국가의 정상들을 대놓고 모욕하는 등 국가 안보를 훼손할 수 있는 대외적 소통 문제를 일으켜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CNN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과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4개월에 걸쳐 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구 동맹국의 정상들을 함부로 대했고 특히 여성 정상들에 대한 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표적 사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멍청하다(stupid)”거나 “독일은 러시아의 주머니에 있다” 같은 표현을 쓰며 공격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는 “약하고 용기가 부족하다”고 했고 브렉시트 및 이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관련 정책을 놓고서는 메이 총리를 “바보(fool)”라고 부르며 위협적 대화를 이어갔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흘려들으며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메이 전 총리는 불안해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해서 기후변화나 이란핵합의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거듭된 요구와 설명에 짜증을 내거나 집중하지 않았고,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목표 달성 실패 등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으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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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과의 통화에서는 자신의 재력과 천재성, 대통령으로서의 ‘위대한’ 업적 등을 끊임없이 자랑했다”며 “전임 미국 대통령의 저능함(idiocy)에 대해서도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통화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지가 강한 러시아, 터키 등의 정상 앞에서는 자기 과시를 하며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강하게 드러냈다. 참모들이 준비해놓은 러시아 관련 현안 내용은 거의 들여다보지 않아 준비가 안 된 상태로 대화에 임했으며, 이 때문에 인권과 군축 문제 등 러시아와의 현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정책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언급하는가 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체스 게임의 최고 승자인 ‘그랜드 마스터’로 비유하는 등 아부성 발언들로 주변 참모들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자주 통화를 하는 외국 정상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라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에 두 번씩 전화를 하는 그에게 전임자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험담하면서 “나와 직접 딜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과시했다.

이런 정상들과의 통화 내용을 들은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우려했다고 한다. 통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정상들과의 통화 내용은 혐오스럽고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통탄할 만한 내용이어서 공화당 의원들조차 구체적인 내용을 알게 된다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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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정상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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