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번엔 국가법 반대 시위, 경찰 최루탄 쏘고 15명 체포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27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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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27일 ‘국가(國歌)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직접 제정을 추진하는 데 이어 이번엔 홍콩 입법회(국회격)가 중국 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을 심의하자 시위대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다만 입법원 인근에서 예정돼 있던 대규모 시위는 경찰의 원천 봉쇄로 인해 차단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센트럴과 코즈웨이베이, 취안완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대중교통 방해 시위는 예상과 달리 많은 인원이 참여하진 않았지만, 홍콩대, 틴하우, 훙홈 등 일부 역에서 열차 운행 직전 울타리 파편을 던지거나, 출입문을 막는 등 행위로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취안완에서는 등교 시간에 맞춰 학생 몇명이 지하철역에서 학교까지 행진하는 시위에 나섰다. 콰이힝역에선 검은 옷을 입은 과격 시위대가 국가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쓰레기통에 불을 질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삼엄한 경계 태세 탓일까? 아침 시위는 예상보다 지지부진했지만 점심이 되자 직장인들도 합류해 규모가 불어났다.

금융중심가 센트럴에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수백명의 시민들이 반중국·반정부 구호를 외쳤고 코즈웨이베이에서도 오전 11시 무렵 시위대 100여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했다. 인근 도로에서 화염병을 던지던 20대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강경 진압에 나섰다. 여러 발의 최루탄이 발사됐고 시위 진압을 위한 살수차도 대거 동원됐다. 또 도시에 배치된 3000명의 경찰은 도시 전역에서 대대적인 검문검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방독면과 헬멧을 쓴 채 화염병을 소지하고 있던 10대 학생 시위대 15명이 체포됐고, ‘느리게 운전하기’ 시위에 참여한 운전자 2명도 체포됐다.

캐롤 응만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같은 조치에 “경찰이 과잉 대응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홍콩 시위를 주도하는 네이선 로 역시 “사실상의 통행금지”라며 “정부는 국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위는 입법회에서 논의될 국가법에 반대하기 위해 열렸다. 국가법은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 가사·악보를 헐뜯거나 국가를 왜곡해 연주할 경우 3년 이하 징역형이나 최고 5만홍콩달러(약 8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이다. 또 학생들에게 국가를 모욕하지 말 것을 가르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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