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ICBM 도발 이득없어…준히스테리적 전망 도움 안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1일 11시 03분


코멘트

"레드라인 넘으면 미중러 협력…김정은도 알아"
"北 크리스마스 선물은 빈 양말…맹렬히 다가왔다 떠나가"

북한이 크리스마스 도발 대신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현 상황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강도 도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미 외교정책단체 ‘디펜스프라이오리티스’ 소속 대니얼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30일(현지시간) 북한전문매체 38노스 게재 기고문을 통해 “북한 지도자의 관점에서, 이 시점에 또 다른 장거리미사일 실험은 그야말로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그간 파다한 전망에도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고강도 도발에 나서지 않은 상황을 거론, “김씨 왕조는 가장 존경 받는 북한 전문가들을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고 했다.

그는 “정확한 평가를 내리길 원한다면 우리 중 대다수가 표면 너머를 봐야 한다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의 ‘크리스마스 선물 부재’에 대한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경제제재에 직면한 북한 입장에서 ICBM 발사를 통해 추가 제재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게 드패트리스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공격적인 미사일 실험이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의 재정 상태는 상당히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이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됐다.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첫 정상회담 이후 18개월 동안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제재에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CBM 실험은 하룻밤 사이에 안전보장이사회의 정치를 뒤죽박죽으로 만들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은 만약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문제에 있어) 미국과 파트너가 될 용의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했다.

ICBM 도발이 중국, 러시아의 북한 관련 대미 협력을 불러올 ‘레드라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경제 지원을 돕는 상황에서 두 대형 이웃과 소원해지는 비용은 ICBM을 하늘로 쏘아올림으로써 얻는 이득으로 간주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ICBM 및 핵도발 중단을 외교 치적으로 자랑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강조됐다. 그는 “김 위원장이 자신을 개인적, 정치적으로 당황하게 만드는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는 한 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ICBM과 핵실험 부재는 대중적 이미지에 사로잡힌 대통령에게 험난한 선거의 해 동안 외교정책의 성공을 안겨줬다”며 “하지만 북한이 ICBM 실험을 실시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모든 악수와 손편지는 중단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만당하는 느낌을 견디지 못하는 민감한 사람이며, 북한의 ICBM 발사는 그에겐 응징해야 할 김 위원장으로부터의 개인적인 모욕으로 이해되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는커녕 협상에서 완전히 발을 빼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드패트리스 연구원은 “이들 중 어떤 것도 김 위원장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70년 간의 적의를 종식시키면서 최소한 자신의 핵무기 역량을 약간 보유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모라토리엄을 깨뜨리고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시키는 일은 엄청나게 어리석고 근시안적”이라고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북한의 연휴 선물은 빈 크리스마스 양말로 드러났다. 그 날은 맹렬히 다가왔다가 훌쩍거리며 떠나갔다”며 “준히스테리적 헤드라인은 대북정책에 관한 향후 냉철하고 합리적인 대화에는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