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한판 이스칸데르 요격무기 개발…우리 軍도 대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1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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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스칸데르 미사일 지난 5월부터 수차례 발사
극초음속 하강하면서 궤도 수정, 요격미사일 회피
류성엽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구간 예측이 어렵다"
우리 군,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통해 대응 준비 중
이춘근 "불곰사업 때 쌓은 노하우로 대응 준비할 것"

일본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의 이 미사일을 요격할 역량을 갖췄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 군은 일본에 비해 다양한 요격 미사일을 구비하고 있어서 기존 기술로도 북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떨어질 때 궤도를 바꿀 수 있어서 요격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 29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육상자위대에 배치된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미사일)을 탄도 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량하는 연구를 새해부터 시작한다. 이 연구는 북한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지난 5월부터 수차례 시험 발사됐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옛 소련 주력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스커드’를 교체하기 위해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 2006년부터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은 극초음속으로 하강하면서도 궤도를 수정, 상대의 요격용 미사일을 회피할 수 있다. 북한이 올해 발사했던 이스칸데르 미사일 역시 하강 단계에서 수평 저공비행을 한 뒤 다시 급상승(풀업 기동)하는 변칙적인 비행궤적을 그린다.

이 때문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요격하기 까다롭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스칸데르 같은 미사일은 대기권의 밀도가 높아지는 고도 40~50㎞ 경계에서 물수제비뜨듯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문제”라며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구간만 식별이 정확히 되면 요격할 수 있는데 그것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도 지난 20일 북한연구학회 동계학술회의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 이전의 노동 및 스커드 미사일 위협과는 차원이 다른 미사일”이라며 “한국이 구축 중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격용 미사일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우리 군은 일본에 비해 북한의 각종 미사일에 대비한 준비를 더 많이 해왔다.

우리 군은 2000년대 후반부터 독자적인 미사일 방어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해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교전 고도 20㎞ 아래에서는 미국과 독일에서 들여온 패트리어트(PAC)-2, 패트리어트(PAC)-3이 대응한다. 고도 20~40㎞에서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M-SAM)이 방어를 담당한다. 40㎞ 이상 고도에서는 주한미군 사드(THAAD)가 북한 미사일을 요격한다.

여기에 명중률이 개선되고 요격 고도가 40㎞까지 넓어진 PAC-3 MSE(개량형) 유도탄이 2021년부터 배치될 예정이다. 요격 고도 50~60여㎞인 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은 이르면 2025년부터 실전 배치된다.

우리 군이 과거 불곰 사업을 통해 옛 소련제 무기를 들여온 적이 있어서 러시아 무기 특성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된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 우리나라의 지대지 탄도 미사일 현무도 불곰사업 때 러시아에서 들여온 것들과 비슷하다”며 “(우리 군은) 기술적으로는 북한이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 있고 또 어떻게 방어할 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8월 설명 자료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 기술은 우리 군이 이미 2000년대 초반에 보유한 기술”이라며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 능력으로 (북한 신형 미사일을) 충분히 탐지와 요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완벽히 방어하기 위해서는 일부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이춘근 위원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패트리어트-3 등 저고도 방어망 밑으로 파고들 경우에 대비해 패트리어트-3의 대응 범위를 조정하는 등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교육 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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