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전에도 설겆이는 싫었어…점토 ‘일회용 잔’ 썼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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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영박물관에 전시되는 3500년전 일회용 잔과 1990년대 종이컵<가디언 웹사이트 갈무리>
런던 대영박물관에 전시되는 3500년전 일회용 잔과 1990년대 종이컵<가디언 웹사이트 갈무리>
수천년 전 사용된 일회용 잔이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오늘날 종이 일회용 컵과는 달리 점토로 만든 이 잔은 많은 사람들이 먹고 마시는 연회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16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손잡이가 없는 단순한 모양의 점토 컵은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박물관에서 선을 보인다. 옆에는 종이 일회용 컵이 처음 만들어지던 1990년대에 제작되어 기내와 공항에서 이용되던 에어인디아 컵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주최측에 따르면 이 잔은 기원전(BC) 1700~1600년 전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살던 미노아인들에 의해 제작됐다. 와인을 담는데 썼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잔들은 수천점이 크레타 섬 유적지들과 크놋소스 궁전에서 발견됐다.

줄리아 팔리 큐레이터는 “지역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부와 지위를 자랑하려고 큰 연회를 열고 거기서 사용한 것 같다”면서 “오늘날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겠지만 누구도 설겆이를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회용 잔을 만들어진 연원을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은 일회용 컵이 현대 소비사회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매우 놀랄지도 모른다”면서도 “3500년 전에도 미노아인들은 오늘날 우리와 같은 이유로 일회용 잔을 사용했다. 유일한 차이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재료가 오늘날도 귀한 지위를 가진 세라믹(도기)이었다면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은 이상한 것이지만 오늘날의 종이나 플라스틱처럼 점토는 구하기 쉽고 싸고 모양을 만들기 쉬웠다”는 말이 이어졌다.

BBC에 따르면 이 전시회는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내는 쓰레기에 대해 고찰하는 의미에서 기획됐다.

인간은 항상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동물이다. 도구를 사용하고 옷을 입어야 하는 상황때문에 쓰레기가 필연적이다.

하지만 그 규모가 문제라고 주최측은 지적했다. 팔리 큐레이터는 “(고고학자들은) 미노아인들이 사용한 수천개의 일회용 잔을 발견했고 그것도 많은 양이라 할 수 있지만, 오늘날 우리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3000억개의 종이컵을 쓰레기로 배출해낸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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