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자화자찬한 트럼프의 자서전 첫 장 제목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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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임기 때 핵전쟁은 없다.’

26일 출간된 더그 웨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서전 ‘트럼프의 백악관 속에서(Inside the Trump’s White House)‘의 첫 장 제목이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자신의 자서전을 북한이야기로 시작하길 원했다고 전한다. 후보시절부터 미국의 마주하고 있는 유일한 전략적 문제가 북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올해 초 인터뷰를 위해 백악관을 찾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받은 친서를 흔들며 “이 책을 쓰려면, 이걸 읽어야 한다”며 “이건 놀라운 역사다.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바마가 더 있었으면 전쟁했을 것

저자와 집무실에서 대화를 나누던 트럼프 대통령은 벽난로 앞 의자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바로 저기가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가장 큰 문제는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이 될 거라고 말한 곳이다. 사실 나한테 따로 ’당신 임기 중에 북한과 전쟁을 할 거다‘라고 말했다”고 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쟁이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 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이 너무 오래 무시해와 위험수위에 다다른 북한과의 긴장 완화가 자신의 주된 관심사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더 집권했다면 정말 전쟁을 했을 거라 믿는다. 3000만~1억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V에서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10만 명에서 30만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한국 작은 마을 인구 수준이다. 핵전쟁이 마을 하나를 쓴다는 얘기를 전문가들이 TV에서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북한과의) 국경 바로 옆 서울에는 3000만 명이 산다. 김 위원정은 대포만 만 개가 있다. 핵무기 없이도 역사상 최악의 재앙을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자신이 집권하고 김 위원장에 대해 극단적으로 강한 수사를 쓴 것은 “그렇게 강하게 하지 않았다면 즉각 무슨 일이 났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신을 읽던 저자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낸 이유가 다른 대통령과 달리 직접적인 방법을 취해서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대통령들도 노력했다. 다만 충분치 않았거나 옳은 방법이 아니었는지 북한이 그들에게 답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잘 모르지만 모든 게 바뀐 한 순간은 있었다”며 “우리가 주고받은 말이 험악해졌다. 하지만 뭔가를 해야 했다. 미국인들은 김 위원장이 전 지역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가 괌,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본토뿐 아니라 호주까지 위협할 수준으로 진보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위협에 극도로 화가 나 이를 ‘친절’로 되받았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말, 인질


저자는 이에 대해 인질문제를 양지로 꺼내지 않았던 이전 대통령과 정반대인 트럼프의 스타일이 열매를 맺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화염과 분노‘발언 이후 물밑 채널을 활용해 그해 6월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얻어냈고 9월에는 일본 납북 피해자인 메구미 부모와 만나고 유엔(UN) 연설에서 북한의 인질문제를 공개 언급했다.

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웃으며 “김 위원장은 특히 인질 이야기를 싫어한다. 그 ’인질‘이라는 단어를 정말 혐오한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그 단어(인질)를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을 나쁘게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오바마는 이란에 인질 값으로 18억 달러를 줬는데 나는 한푼도 내지 않았다. 아무 것도 주지 않고 인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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