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도리안’의 상처…개·고양이 300마리 세상 떠났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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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등급인 5등급의 위력으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휩쓴 허리케인 도리안의 피해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바하마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도리안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로 약 220마리의 개와 50마리의 고양이가 죽었다”고 말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바하마 지부의 관리자인 펠리시아 텔포트는 “도리안이 상륙했을 때 다섯명의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 보호소에는 개 약 300마리, 고양이 약 100마리가 머물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버로우 이사는 “이 건물(동물보호소)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며 “2008년 우리는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높은 지대에 건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 간 태풍과 폭우에도 특별한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도리안 역시 조용히 지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그러나 초강력 허리케인이 바하마에 오랜 기간 정체하며 예상치 못한 폭우가 이어졌다.

폭풍우와 함께 동물보호소로 물이 밀려들었다.

텔포트는 “보호소 안으로 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 직원들은 동물이 들어있는 케이지를 높이 들어 필사적으로 동물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이 빠르게 차올라 이들을 모두 구할 수가 없었다”며 “직원들을 천장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다락으로 올라갔다. 계단도 사다리도 없이 동물케이지를 위로 날랐다”고 했다.

텔포트는 “모든 동물을 데려올 방법이 없었다. 폭풍우가 몰아쳤고 직원들은 다락방에 머물며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동물의 울음소리가 잦아졌다. 200마리가 넘는 개가 모두 죽었다는 신호였다.

버로우는 “홍수를 예측할 순 없었지만 (이들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보호하던 동물을 잃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무너진다. 우리를 믿고 동물을 맡겼던 이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보호소 측은 폭우가 지나간 후에도 그 여파로 동물이 몇 마리 더 목숨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개 75마리와 고양리 50마리가 이곳에 남아있다.

이들은 “살아남은 동물을 돌보고 있지만 허리케인으로 물자가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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