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허리케인 없애는데 핵폭탄 투하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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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매체, NSC 기록 인용 보도… 전문기관 “낙진 습격 등 재앙 초래”
트럼프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을 저지하기 위해 핵폭탄 투하를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26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액시오스는 국가안보회의(NSC) 기록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허리케인이 다가온다는 보고를 받은 뒤 “알겠다. 그런데 허리케인에 핵폭탄을 투하하면 어떤가”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허리케인이) 아프리카 해안에서 형성돼 대서양을 타고 건너오는 건데, 우리가 미리 허리케인 눈(저기압 중심부)에 폭탄을 투하하면 소멸하지 않겠나. 그렇게 못 할 이유가 있냐”며 재차 물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발언을 한 날짜 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을 저지하기 위해 폭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NSC 기록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을 폭격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2017년 당시에는 ‘핵’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그의 제안이 정책으로 추진된 적도 없다.

허리케인의 눈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방안은 1950년대 아이젠하워 행정부 당시 정부 내 한 과학자에 의해 제기된 적이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핵폭탄 사용이 허리케인을 변화시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방사능 낙진이 무역풍을 타고 미 본토를 습격해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액시오스는 “당시 브리핑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이 ‘대체 우리가 뭘 갖고 뭘 한다고?’라며 당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한 측근은 “나는 그런 곤란한 질문도 기꺼이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누군가는 그에게 바른 방향으로 대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도가 논란이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을 핵무기로 날려 보내길 원했다는 액시오스의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나는 이걸 말한 적이 없다. 단지 또 다른 가짜뉴스!”라고 밝혔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미국#트럼프#핵폭탄#허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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