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시진핑·푸틴, 정상회담서 “대북 안전보장 문제 논의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8일 0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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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앞으로 연구해야” 푸틴 “어떻게 북한 안보 보장할지 논의해야”
시진핑 “전 세계가 친구”라면서도 한국은 언급 안 해
미국 맞서 사실상 ‘화웨이 개도국 동맹’ 선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시진핑, ‘왜 중러가 안전보장 못해주냐’ 질문에 “그 문제도 연구해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본회의에서 ‘왜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안전보장을 해주지 못하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함께 합리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속에서 여러 기제를 만들어 관련국(북한)의 주요한 의심과 염려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자가 질문한 내용을 포함해 모두 앞으로 (북핵 해결) 추진 과정에서 함께 연구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과) 어제(6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대북 안전보장 제공)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북한의 안보를 보장할지 얘기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격 당한) 이라크와 리비아의 사례를 볼 때 어떤 보장이 필요한지 그들(북한)은 매우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일대일로 영향권 개도국에서 화웨이 동맹 추진

시 주석은 또 이날 본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광범한 개발도상국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중국은 (개발도상국) 각국과 차세대(5G) 기술 내의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를 원한다. (개발도상국과) 함께 핵심 경쟁력을 배양하고 경제를 성장 모델로 전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G 기술은 화웨이가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시 주석이 개발도상국과 5G 최신 기술 공유를 거론한 것은 화웨이의 개발도상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직면한 시 주석이) 이동통신을 매개로 한 한 ‘화웨이 개발도상국 동맹’ 추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일본 등 미국 동맹국과 일부 서방 국가의 배제 압박에 직면하자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화웨이 진영’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충돌은 미국 동맹 및 서방 대 중국 러시아 및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간의 ‘화웨이 냉전’으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 주석은 “반세계화와 패권주의 강권정치가 고개를 들었다. 새로운 과제와 도전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인류는 갈림길에 섰다”고 말했다.

같은 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화웨이를 직접 거론하면서 지지를 선언했다. ‘중-러 화웨이 동맹’을 직접 선언한 것이다.

그는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매우 깊은 압박을 받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가 화웨이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는 전날 두 정상의 회담 직후 러시아 최대 통신사 모바일텔레시스템스(MTS)와 내년까지 러시아 전역에 5G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계약을 맺었다.

시진핑, “전 세계 모두 친구”라면서 한국은 거론 안 해

시 주석은 이날 본회의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친구 국가 그룹’을 확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전 세계 어떤 지역이 (중국과) 생각이 맞지 않는 곳이 있는가. 내가 생각해볼 때 (세계 모두)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유럽, 아세안, 아프리카, 남미, 남태평양을 들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거론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무역마찰 있지만 미국과 중국은 ‘너 안에 나 있고 나 안에 너 있다’의 관계다. 서로 최대 투자자이고 무역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중이 완전히 갈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런 황을 보고 싶지 않고 내 친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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