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美 수출 제한에 앞서 대두 수입 중단 카드부터 꺼낸 中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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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두 수입을 중단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미국 농가가 직접 타격을 입는다. 중국이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희토류 미국 수출 제한에 앞서 대두 카드부터 꺼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곡물수입 업체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국산 대두를 계속 수입하라는 어떤 지시도 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대두 수입 주문 지시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기존에 구매한 대두의 수입을 취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수입국이다. 미국산 대두의 주요 생산지인 중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한 텃밭이다. 이 때문에 대두 수입 중단은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국이 처음 검토한 카드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의 일시 휴전에 합의한 뒤 중국은 선의의 표시로 미국산 대두 1300만 t을 수입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1000만 t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약속했다고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이 밝혔다. 하지만 이 주문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상황 악화에 대비해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제한하는 계획의 준비를 마쳤으며 중국 정부가 결정만 내리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첨단기술 제품과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원료다. 미국은 현재 희토류 수입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웨이젠궈(魏建國)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30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연 세미나에서 동아일보 등 일부 외신 취재진과 만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사용할지에 대해 “(중국 정부가 쓸 수 수 있는 옵션이다.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지난달 13일 이달 1일 0시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관세가 25%로 인상되는 품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중서부 농업 지역을 겨냥해 소고기 벌꿀 완두 시금치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의 이민자들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상품 전체에 대해 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산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백악관이 발표한 성명에서 “(이민 관련) 위기가 계속되면 다음달 1일부터는 관세를 10%로 인상할 것이고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크게 줄이거나 없애지 않으면 8월 1일부터는 관세가 15%, 9월 1일부터는 20%, 10월 1일부터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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