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사 후보 무어 “성차별 당연” 칼럼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3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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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농구(NCAA) 男 경기에 女 심판 허용 분노
민주당 투표 아내 향해 "여자들 줏대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후보자로 지명한 경제학자 스티븐 무어가 과거 작성한 성차별적인 칼럼이 다시금 거론되며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무어는 미국 대학농구(NCAA) 남자 경기에 여자 심판이 허용된 데 대해 “이젠 총각 파티에 여자를 초대할 건가”라고 분노했다. 아내가 민주당에 투표한 일화를 거론하며 “성차별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무어는 2000년대 초반 보수 성향 잡지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에 게재한 칼럼에서 수차례 여성을 비하하는 인식을 드러냈다. 문제가 된 글들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11월 칼럼에서 그는 아내가 민주당에 투표했다며 “여자들은 너무너무 줏대가 없다(sooo malleable). 성차별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2001년 3월 칼럼에서 그는 미국 대학농구(NCAA)의 광팬으로서 “미국적이지 않고 중단돼야 하는 NCAA의 새로운 특징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일순위로 남자들의 농구 게임에 여자 심판이 허용된 점을 꼽았다.

그는 “진보진영은 이것을 성 평등 승리의 돌파구로 축하할 것이다. NCAA는 그들이 얼마나 진보적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자 심판을 내세웠다”며 “이건 외설(obscenity)”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제 남자 인생에서 여자로부터 쉴 수 있는 영역은 없는 것인가? 다음은 무엇이냐”며 “총각 파티에 여자를 초대할 것인가? 최초의 숙녀 심판이 보비 나이트(농구 코치)와 한 판 붙는 게 너무 기대된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이건 미국의 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말해준다”며 “일반적으로 농구가 여성화됐다”고 주장했다.

2000년 6월 칼럼에선 테니스계에서 남녀 동일 임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여자 선수들은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열등한 노동에 동일한 임금을 원한다”고 힐난했다.

무어는 CNN의 관련 질문에 이메일을 통해 “그건 패러디였다. 나는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답변했다. 백악관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보수성향의 경제학자인 무어는 연준 이사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을 할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연준을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무어는 이혼 후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던 전력과 세금 체납 문제 등 각종 논란으로 상원 인준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어와 함께 연준 이사 후보로 지명됐던 허먼 케인은 이날 자진사퇴했다. 케인은 1996년~1999년 전국 요식업연합회 회장 재직시절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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