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단체 지정…중동 긴장 고조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9일 00시 26분


코멘트

트럼프 “IRGC는 이란 정부의 테러 활동 주요 수단”
이란 “美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단체 지정은 불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를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다른 나라의 군대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IRGC는 이란 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테러 활동을 지휘하고 실행하는 주요 수단”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지정이 IRGC와 거래를 하거나 IRGC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는 것”이라며 “만약 IRGC와 거래를 한다면 테러리즘에 자금을 대는 것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비평가들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미군과 미 정보 당국을 비우호적으로 간주하는 타국 정부들의 미국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IRGC와 관련을 맺은 수많은 단체와 사람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놨지만, IRGC 자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지는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강경책 강화를 추진해 왔다.

이란 국영TV는 즉각 미국이 자국의 IRGC를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국제법과 모순된 것이며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TV는 “어떠한 나라도 타국의 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할 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란 국영TV는 “이란이 중동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데 성공한 것이 미국이 IRGC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전날 자국 IRGC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재차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란 관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의회는 “미국이 혁명수비대에 대해 조치를 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모든 보복을 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어 “따라서 중동지역 테러리스트의 창조자이자 지지자인 미국의 지도자들은 부적절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에는 전체 의원 290명 가운데 255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란의 자바드 자리프 외무부 장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IRGC를 테러 단체로 올리려는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계략이라며 “미국이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은 IRGC가 미국의 테러단체 목록에 오를 경우, 우리도 미군을 ‘다에시’(IS의 아랍식 명칭) 다음으로 테러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IRGC는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시아파 통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정규군과 별도로 창설된 조직으로 가장 강력한 최정예 부대다. 현재 이란 내 주요 경제이권을 쥔 채 정치적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