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어디로…브렉시트 3년만에 ‘다시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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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30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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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탈퇴안 세번째도 부결…4월12일 ‘노 딜’ 가능성 높아져
4월1일 의향투표…메이 총리, 4차 승인투표 강행할 수도

‘정치인들은 소똥에 무게를 둔다’ ‘의회? 쓰레기와 악당이 우글거리는 곳’

영국은 법이나 제도부터 자금, 이민제도까지 유럽연합(EU)이 많은 것을 빼앗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2016년 더 강력한 영국을 꿈꾸던 영국 국민들은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에 표를 던졌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영국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EU에서도 완전히 통제력을 잃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승부수를 던진 3차 의회 승인투표마저 부결되면서 모든 게 3년 전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날은 당초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브렉시트가 예정된 날이었다.

영국 하원은 이날 ‘탈퇴협정을 승인해 5월22일 EU를 떠난다’는 정부 결의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했지만 찬성 286표, 반대 344표 58표차이로 부결했다.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던 메이 총리의 정치적 도박마저 실패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완전히 분열돼 있다. 지난주 수십만명의 국민이 브렉시트 취소를 요구하며 런던 시내를 행진했고, 승인 투표 당일 국회의사당 밖에서는 브렉시트 지지자들 수백명이 모여 탈퇴 지연에 항의했다.

의회는 분열돼 있고,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누가 이 나라를 이끌지, 브렉시트가 어떻게 일어날지, 심지어 탈퇴하긴 할 지까지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정부 합의안이 EU에 너무 유리하다고 우려하는 반면, 제1야당인 노동당 등 친유럽 세력은 EU와 장기간 무역 관계를 유지하거나 아예 브렉시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단 4월1일 의향투표(indicative vote)가 예정돼 있다. 의향투표란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에 대해 투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27일 8개의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실시한 의향투표에서 단 한 개도 과반 지지를 받지 못했던 만큼, 이번이라고 해서 해답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메이 총리가 다음 주 4차 승인투표를 강행할 수도 있다. 민주연합당(DUP)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를 합해 30명 정도만 추가로 돌아서면 다음 번에는 과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세기 의회 규약을 들어, 동일 회기 내에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10일에는 영국의 추가 연기 요청을 논의하기 위한 EU 정상들의 긴급 정상회담이 열린다. EU가 영국의 승인 요청을 거부하거나 영국 의회가 이때까지도 합의점 마련에 실패한다면 결국 영국은 4월12일 ‘노딜 브렉시트’란 파국을 맞게 된다. 유럽위원회는 노딜 브렉시트가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노딜은 모든 대안에 반대하는 영국 의회가 막아야 한다고 모두 동의하는 유일한 선택지”라며 “그러나 (영국이) 멈출 수 없는 유일할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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