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니시 경단련 회장 “한일 관계 어려울수록 민간 교류 강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2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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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경단련(한국의 전경련)의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회장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어려울수록 민간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니시 회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알려진 한일경제인회의 연기 사실에 대해 “경단련 차원의 판단은 아니다”면서 “회의 개최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회원사들이) 찬성한다면 가능한 한 개최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악화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악화되고 있다”며 “(양국 간) 문화나 이해에 대한 차이가 선명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민간 차원의 교류에서 도망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경제계는 같은 생각(한일 우호)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카니시 회장의 발언은 양국 경제계가 올해 5월 서울에서 열 예정이던 한일경제인회의가 9월 이후로 연기된다는 발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1969년 서울에서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지난해까지 양국에서 번갈아 가며 열렸던 한일경제인회의는 올해 갑자기 연기되자 ‘정치 갈등이 양국 간 경제 갈등으로 비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인들도 한결같이 한일 경제협력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중견기업의 홍보 담당 A 씨는 “일본의 큰 시장 중 하나가 한국이다. 정치 갈등으로 경제 협력을 줄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한국에 있는 지사 철수 등과 같은 강경 발언은 극히 일부 경제인의 개인적 의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자업계 관계자도 “일본 내에서 반도체에 필수불가결한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금지해야 한다는 보도를 봤는데, 그건 정치인의 주장일 것”이라며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금지하면 그 타격은 미국과 일본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한국이 반도체를 만들지 못하면 한국산 반도체의 주요 수입국인 미국과 일본이 곤란에 빠진다는 설명이다.

양국 경제계는 정치 갈등과 상관없이 경제 협력을 원하고 있는데 왜 한일경제인회의,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등 경제 행사가 잇달아 연기되고 있을까. 외교 소식통은 “경제단체는 아무래도 정부 정책과 결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식 행사 개최를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인들은 정치의 불똥이 경제에 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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