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북한의 생활과 인권 개선을 대가로 제재를 풀어주는 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미국 과학자들로부터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미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동안 대북 정책은 비핵화라는 목표에 한정되면서 인도주의적 지원, 사이버 공격, 인권 등 중요한 사안들이 경시됐다. 비핵화를 목표로 해온 협상은 실패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FAS는 1945년 미국의 원자탄개발 계획(일명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설립한 비영리기구로 군사 안보 분야에 대한 분석과 핵무기 등의 군축 문제에 관한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FAS 보고서는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북한은 굶주리더라도 제재에 굴복할 수 없었고 제재는 북한 지도자를 더욱 적대적이고 예측불허로 만들기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데도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신속하게 해체하겠다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 경제, 외교 정책을 소모했다면서 ‘완전한 군축이 중심 목표이지만 이를 훨씬 더 장기적인 목표로서 유지하는 더 광범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한국이 함께 훨씬 더 광범위한 문제들에 대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완전 비핵화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의제가 더 광범위했다면 가치있는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하노이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가 즉각적인 군축에 대한 배타적인 주장을 한쪽으로 치워놓는다면 실질적인 안보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희망적인 해석도 곁들였다.
보고서는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압박하는 방법이 북한의 무장해제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대신 정치범 수용소에 구금해 강제노동시키는 방식으로 반체제 인사들을 처벌해온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생활환경과 인권 개선을 요구하고 그 대가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푸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광범위한 영양실조와 위험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결핵 감염을 지적하면서 “국제 제재는 계속되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했다.
공동 저자중 하나인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해야 제재를 해제한다는 생각은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특정 조치들을 취할 때마다 부분적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서는 무조건 제재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가 “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북미 상호 간 영구적인 외교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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